'사직의 함성'이 고척에 울렸다...한동희, 태극마크로 시작한 '복귀 신호탄' [더게이트 현장]
첫 타석 2루타로 증명한 존재감
[더게이트=고척]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오랜만에 익숙한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그를 연호하던 함성이었다.
비록 지금은 상무 소속이지만, 한동희(26)의 가슴은 이미 사직을 향하고 있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6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전(3-0 승)은, 그에게 단순한 평가전 그 이상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입대 전보다 타격 폼이 정립됐다"고 그를 평가했다. 소속팀 롯데로 돌아가야 할 시점,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게 사령탑의 진단이다.
한동희는 그 믿음에 첫 타석부터 화답했다. 1-0으로 앞선 2회말, 그는 '출루'를 목표로 침착하게 볼카운트를 끌고 갔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 패스트볼이 들어올 것을 예측했고, 정확하게 공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는 곧 최재훈의 희생플라이로 연결돼 2-0을 만드는 귀중한 득점이 됐다.
물론 운도 따랐다. 6회와 8회, 두 차례의 타석에서는 안타 대신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한동희는 "너무 많이 출루했다. 운 좋게 계속 살아나가서 많이 뛰니 힘들었다"며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4타수 1안타. 기록은 평범했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은 활기찼다.
오랜만에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른 그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집중하려 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그의 시선은 12월 9일, 전역일로 향한다. "70일 남았을 때부터 시간이 진짜 안 가더라"며 웃음을 터뜨린 그에게 오는 12일 출국하는 일본과의 평가전(15~16일)은 전역 시계를 재촉하는 즐거운 '마지막 임무'다.
내년 3월 WBC에서 다시 만날 체코 투수들의 '움직임'을 경험하고,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하며 쌓을 경험치. 그리고 고척돔을 가득 채운 팬들 앞에서 다시 들은 자신의 응원가. 이 모든 것은 '야구선수 한동희' 2막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