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이 훨씬 긴장됐죠”…'국대 데뷔전' 1이닝 무실점 이호성, '오승환 후계자’ 성공적 첫 걸음 [더게이트 현장]
-삼성 영건 이호성, K-베이스볼 체코전서 국가대표 데뷔 -6회 구원 등판해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포스트시즌 8경기 무실점 이어 국제무대 첫 성공 -“도쿄돔 기대…일본 선수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더게이트=고척]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영건 이호성이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상승세와 안정감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도 그대로 이어갔다.
이호성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전 1차전에서 팀이 2대 0으로 앞선 6회초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K-베이스볼 시리즈를 앞두고 기존 멤버 최승용, 김영규의 부상 이탈로 이민석과 함께 대체 발탁된 이호성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9일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호성은 첫 등판 소감에 대해 “특별히 국제경기라고 크게 다른 건 없었다”며 “처음 국제대회에서 던져봐서 재밌었다”고 밝혔다.
이호성은 첫 타자로 상대한 에스칼라에게 0-2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지만, 4구째 승부에서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5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던 한국 대표팀 마운드의 첫 피안타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호성은 “스트라이크를 잘 잡고 있다가 변화구가 몰려서 맞았다”며 “제가 못 던져서 맞은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앞선 투수들의 노히트 행진을 의식하진 않았다. 이호성은 “전혀 생각 안 했다”며 “그런 건 의식도 안 했고 그냥 올라가서 내 몸 상태에 맞게 공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플레이오프 전 경기 등판...가을야구 끝난 뒤 15일 만에 실전
이호성은 올해 쉴틈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정규시즌 58경기에서 55.1이닝 동안 7승 4패 9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6.34으로 수업료를 치른 뒤, 포스트시즌 8경기에 나와 7.2이닝 동안 무실점 1승 2홀드로 가을야구에서 삼성의 필승 카드로 거듭났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팀이 치른 5경기에 전부 등판했다.
포스트시즌이 끝난 10월 24일 이후 불과 15일 만에 다시 실전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이호성은 가을야구가 끝난 뒤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많이 먹고 잠도 많이 잤다”며 “한 2~3일간은 아무것도 안 하고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후 대표팀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몸 상태에 맞게 무리하지 않되 최대한 포커스를 맞춰서 운동하면서 준비했다”며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괜찮았던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첫 국제대회 등판이었지만 이호성은 시즌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평소 운동하는 것, 경기장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류지현 감독은 '첫 등판이라 긴장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지만, 정작 본인은 “포스트시즌이 훨씬 긴장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호성은 “어제는 긴장됐다기보다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가서 약간 조급했던 것도 있는 것 같다”며 “마음대로 몸이 적응이 안 된 느낌이라서 힘을 빼고 가볍게 던져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도쿄돔 첫 방문 “일본 선수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야구 선수가 된 이후 아직 한 번도 일본 도쿄돔을 방문한 적이 없는 이호성이다. 다음 주 13일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도쿄돔 그라운드를 밟는다.
이호성은 “도쿄돔에 가본 적이 없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며 “일본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기대된다. 물어볼 수 있으면 많이 물어보고 싶고, 훈련 방식이나 공 던지는 것도 많이 보면서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모든 타자들과 다 붙어보고 싶고 잡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8일 경기에선 삼성 팀 선배이자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로 활약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오승환이 이번 대표팀 경기에서 방송 해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오승환은 이호성이 마운드에 등판했을 때 따뜻한 멘트로 애정을 전했다.
이호성은 “너무 존경했던 선배님이다”며 “해설을 하신다고 하니까 뭔가 어색하기도 한데, 같이 그라운드에 있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해설하시면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만나면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고 자신감 있게 씩씩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다”고 감사를 전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를 기록한 뒤 은퇴한 오승환은 수많은 포스트시즌 경기와 국가대표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제 이호성이 오승환의 뒤를 이어 삼성의 뒷문을 지키고 가을야구와 국가대표팀에서 필승 카드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일단 8일 첫 등판에서 성공적으로 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