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대패’ 체코 하딤 감독 "과정 나쁘지 않아...2028 올림픽 향한 경험" [더게이트 현장]
한국팀 조직력·에너지 칭찬
[더게이트=고척]
"오늘 결과만큼 과정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에 1-11로 대패한 체코의 파벨 하딤 감독은 경기 후 "스코어는 크게 벌어졌지만, 얻은 것이 많은 경기"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하딤 감독은 경기 내용이 스코어보드에 찍힌 것보다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5회까지 2대 1로 오랜 시간 잘 따라가고 있었다"며 팽팽했던 경기 초반을 언급했다.
한국 타선은 이날 5회까지 7안타 4볼넷, 도루 6개를 기록하고도 단 2득점에 그치며 체코 마운드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하지만 6회초 한국 공격에서 대거 4실점 하며 무너진 것에 대해 하딤 감독은 "신예 투수 3명을 등판시킬 계획이었다"며 "빅이닝을 자초하며 점수가 벌어졌지만, 2028년 올림픽까지 보고 육성하는 투수들이다. 큰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강속구 투수진에 4안타로 묶인 타선에 대해서는 '실전 감각' 문제를 꼽았다. 하딤 감독은 "타격 코치와 대화를 해봐야겠지만, 11월이라 그런 것 같다"며 "9월 유로피언 챔피언십 이후 한 달 이상 실전을 치르지 못해 오프시즌처럼 경기를 못 하다 보니 (한국 투수들의) 빠른 볼 대처가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한국 마운드는 이민석(152km/h), 김서현(156km/h), 정우주(153km/h) 등 150km/h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연이어 던지며 체코 타선을 압도했다. 하딤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가면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대표팀 주전 포수가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이번 원정에 함께하지 못했다"며 전력 누수가 있었음도 시사했다.
2연전 동안 상대한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그는 "팀적으로 우수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승리를 위한 조직력과 결과를 위한 열정,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고 좋은 선수들의 에너지와 순간순간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며 "1만60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큰 경기장에서 많은 팬 앞에 경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WBC도 비슷한 환경일 것이기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딤 감독은 "가장 먼저 한국팀에 축하를 전한다"며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가 환대해주시고 친절하게 소통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