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대승' 류지현 감독 "무안타 노시환, 홈런 못 쳐서 10만원 안 줬다" [더게이트 현장]
류지현 감독 "타자들 타격 밸런스 살아나고 있어"
[더게이트=고척]
"어제 경기보다 타격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다음 주 일본 도쿄에서도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기였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11-1 대승을 거둔 체코와의 2차전 직후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 2차전에서 17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칭찬했다. 류 감독은 특히 9회 빅이닝을 만든 것에 대해 "고척에 오신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린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2연전의 가장 큰 수확으로는 '정보'를 꼽았다. 그는 "내년 3월 5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상대할 팀을 미리 알 수 있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수확"이라며 "우리가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불펜 투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이 오늘 경기에서 나타났다"며 마운드 활약에도 합격점을 줬다.
선수단 컨디션에 대해서는 소속팀별로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류 감독은 "한화 선수들(노시환 김서현 등)이 시즌 막판 게임 수가 많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지친 느낌"이라며 "반면 LG 선수들(신민재 김영우 박해민 문보경 등)은 아직 체력이 괜찮아서 밸런스가 유지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선이 집중됐던 김서현에 대해서는 "최고 156km/h를 던졌지만, 이닝 막판 150km/h까지 구속이 떨어졌다"며 "구종이 다양한 스타일이 아니라 힘으로 누르는 투수인데, 체력적인 부분이 과제인 것 같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4번 타자 노시환의 무안타에 대해서는 "(홈런 치면) 10만 원 준다고 했는데 안 친다"고 농담을 던지며 "지친 것 같다. 타자들이 체력이 떨어지면 배트가 잘 안 나오는데 그런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방향성으로는 '기동력'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우리 구성원 중 빠른 선수들이 많다"며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기동력을 한국 대표팀의 컬러로 만들어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상무 소속 이재원(LG)의 도쿄행은 최종 불발됐다. 류 감독은 "선수 본인도 못 가는 것을 알고 있더라. 허가의 타이밍이 늦었다"며 "부득이하게 (오는 15, 16일) 도쿄에서 열리는 평가전에선 외야수 4명으로만 운영해야 한다. 마지막에 문보경이 2루수로 나간 것처럼 선수들을 잘 관리해서 12월, 1월 빌드업 과정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류 감독은 "체코전이 상대를 '알고' 들어가는 경기였다면, 일본전은 굉장히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롯데 레전드) 이대호(은퇴)도 국제대회를 통해 스윙 궤도를 바꾸며 성장했다고 하더라. 그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2-1 한 점 차로 쫓기던 5회 등판해 1.1이닝 퍼펙트 3K를 기록한 '신인' 정우주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유일하게 주자 있는 상황(2사 1, 2루)에 올라왔다. 신인 투수가 국제경기 첫 등판에서, 그것도 한 점 차 긴장되는 순간에 첫 타자를 막아냈다는 것이 내년 시즌 더 빠른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