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승 선발' 아닌데...'ERA 4점대 불펜' 이영하 인기 이유? 젊고, 빠르다 [더게이트 이슈]

두산 1차 지명 출신 이영하 데뷔 3년 차에 선발로 17승 커리어하이 이후 성적 하락...학폭 파문 휘말리기도 불펜전환 후 우상향 중인 성적, 젊은 나이와 빠른 구속에 인기

2025-11-12     박승민 기자
이영하가 두산에 잔류하게 될까. (사진=두산)

[더게이트]

강속구 우완 불펜투수 이영하는 내년 시즌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내부 FA 전원 잔류'라는 목표를 내건 두산 베어스가 이영하를 잔류시킬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구단이 이영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6년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영하는 수술과 재활로 프로 첫 시즌을 건너뛰었다. 하지만 1군 데뷔 시즌이던 2017년부터 20경기 3승 3패 평균자책 5.55, 2년 차였던 2018년 40경기 10승 3패 평균자책 5.28을 기록하며 2년 만에 '10승 투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성장세가 가팔랐던 이영하는 이듬해 곧바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작성했다. 2019년 29경기에 나서 17승 4패 평균자책 3.64,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 3.99승을 기록했다. 두산의 통합우승에 이바지하며 1군 데뷔 3년 만에 잠재력을 만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평균자책 4.64에 WAR 2.02승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영하는 반등을 꿈꾸며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사진=두산)

성적 급락에 '학교 폭력' 의혹까지 다사다난했던 최근 5년

다만 2021년부터 성적이 급락했다. 이 시즌 35경기에서 평균자책 6.29, WAR은 0.16승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2021년 '이영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재판까지 이어지면서 2022시즌을 예상보다 일찍 마감해야 했다. 이 시즌 성적도 21경기 평균자책 4.93, WAR 0.09승으로 아쉬웠다.

이영하는 2023년 1심 무죄 판결, 2024년 2심 무죄 판결을 받으며 학폭 굴레에서 벗어났다. 1심 무죄를 선고받은 2023년 5월 이후 복귀에 박차를 가한 이영하는 6월 3일부터 1군에 합류했지만, 이 시즌 36경기 평균자책 5.49에 WAR -0.35승으로 사실상 커리어로우를 기록했다. 이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등판 없이 불펜 자원으로 활약했다. 공백기로 인한 심리적 타격이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영하는 올 시즌 불펜으로 평균자책 4.05에 WAR 0.90승을 기록했다. (사진=두산)

더 이상 '10승 선발' 아닌데, 인기 있는 이유

이영하는 2024년 평균자책 3.99에 WAR 0.45승, 올 시즌 평균자책 4.05에 WAR 0.90승을 기록했다. 전성기 만큼 승리 기여도를 누적하지는 못했지만, 복귀 이후 매 시즌 지표가 우상향하고 있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도 지난 시즌 4.65에서 올 시즌 4.09로 떨어뜨렸다. 여기에 더해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올 시즌 이영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0.2km/h였는데,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평균 150km/h 대를 넘겼다. 더군다나 1997년생인 이영하는 내년에도 29세다. 젊은 나이에 FA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A등급으로 분류돼 이적에 난항을 겪기도 하는데, 이영하는 B등급 FA로 영입 팀의 보상 선수 부담도 덜하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구단이 탐낼 만한 자원이고, 과거 경험 기반 선발 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두산은 이영하 포함 "내부 FA 잔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사진=두산)

"내부 FA 다 잡겠다" 두산, 이영하 노리는 삼성과 롯데

두산 관계자는 "내부 FA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재환이 FA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김재환의 잔류 관련 문제가 일단락됐고, 이영하와 최원준 잔류에는 총력을 다할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매년 불펜 보강을 오프시즌 과제로 삼았던 삼성 라이온즈와, 이번 FA시장 '큰 손' 움직임이 감지되는 롯데 자이언츠도 이영하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다.

김범수와 더불어 이번 FA 투수 자원 중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되는 이영하다. 올 시즌 찍어낸 숫자들과 다르게, 보여준 고점과 잠재력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영하가 다음 시즌 어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를 밟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