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나가!" 팬들의 함성 통하였도다...돈치치 트레이드 '주범' 댈러스 니코 해리슨 단장 경질 [더게이트 NBA]
-루카 돈치치 트레이드 9개월 만에 전격 경질 -댈러스 3승8패 부진, 홈 관중 "해리슨 해고" 연일 함성 -앤서니 데이비스 영입 참사, 부상에 과체중까지
[더게이트]
미 프로농구 NBA 댈러스 매버릭스가 니코 해리슨 단장을 전격 해고했다. ESPN 등 현지 매체가 12일(한국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해리슨은 지난 2월 슈퍼스타 루카 돈치치를 LA 레이커스로 보낸 장본인이다. NBA 역사상 최악의 트레이드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거래가 결국 그의 목을 쳤다.
패트릭 듀몬트 구단주는 해리슨의 계약이 2년 남았지만 즉각 경질을 결정했다. 댈러스는 시즌 초반인 12일 현재 3승8패로 서부 컨퍼런스 14위에 처져 있다. 공격력은 리그 29위로 추락했다. 돈치치가 있던 6년간 4차례 공격 순위 10위권에 들었던 팀답지 않은 참담한 몰락이다.
듀몬트는 공식 발표문을 통해 "이번 결정은 챔피언십을 다툴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맷 리카르디와 마이클 핀리가 공동 임시 단장직을 맡으며, 팀은 정식 후임자를 찾기 위한 전면적인 탐색에 나선다.
"니코 나가!" 함성, 밀워키전서 폭발
해리슨 해고의 시발점은 지난 2월 돈치치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다음 날, 댈러스 팬들은 홈 경기장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모의 장례식까지 치렀다. 경기장 안에서는 "파이어 니코(해리슨을 해고하라)" 함성이 터져 나왔다.
분노의 함성은 6월 드래프트에서도 이어졌다. 댈러스가 기적적으로 드래프트 추첨에서 1순위를 뽑아 초특급 유망주 쿠퍼 플래그를 지명했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11일 밀워키 벅스와의 홈 경기는 분노의 정점이었다. 4쿼터 P.J. 워싱턴이 동점 자유투를 던지는 순간에도 "파이어 니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워싱턴은 3개 중 2개를 실패했고, 댈러스는 114대116으로 무릎 꿇었다. 다음 날 아침, 해리슨 해고 소식이 흘러나왔다.
앤서니 데이비스 영입, 재앙의 시작
해리슨이 돈치치와 맞바꾼 선수는 노장 센터 앤서니 데이비스였다. 당시 돈치치보다 6살 많고 부상 이력이 더 많았지만, 해리슨은 반발을 묵살하고 결정을 밀어붙였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는 처음부터 재앙이었다. 트레이드 당시 데이비스는 복부 부상에서 회복 중이었다. 댈러스 데뷔전인 2월 8일엔 왼쪽 내전근 부상을 당해 6주를 쉬었다. 3주 뒤엔 주전 가드 카이리 어빙이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데이비스는 10월 29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한 뒤 지금까지 결장 중이다. 훈련캠프 당시 268파운드(약 122kg)로 보고됐는데, 지난 시즌보다 15파운드(약 7kg) 늘어난 몸무게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치치가 마지막으로 댈러스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해 12월 25일, 그 역시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졌었다. 해리슨이 돈치치의 체중 관리와 부상 우려를 트레이드 이유로 들었지만, 데이비스 역시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이다.
디 애슬레틱의 샘 아믹 기자는 해리슨이 돈치치를 트레이드한 배경으로 코트 밖 생활 방식과 체중, 장기적 전망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또 나이키에서 고(故) 코비 브라이언트와 수십 년간 함께 일한 인연을 들어 '맘바 멘탈리티'를 트레이드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돈치치가 레이커스로 떠난 뒤 지난 여름 더 날씬하고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며 '맘바 멘탈리티'를 보여준 건 아이러니다. 돈치치가 이끄는 레이커스는 8승3패로 순항 중이다.
플래그 중심 재건 불가피…데이비스 손절 시급
댈러스는 이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다행히 쿠퍼 플래그라는 슈퍼 유망주가 올해 데뷔했다. 디 애슬레틱의 존 홀린저 기자는 "댈러스는 이미 드래프트 추첨에서 이겼다"며 "이제 플래그의 미래를 중심으로 로스터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홀린저 기자는 데이비스 '손절'도 주문했다. "데이비스 트레이드 시장을 타진해야 한다. 32세에 부상이 잦은 선수에게서 가치를 얻을 시점은 지나갔다"며 "데이비스를 센터로 뛰게 하려는 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댈러스는 2027~2030년 1라운드 픽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해리슨이 돈치치 주변 전력 보강을 위해 쏟아부은 대가다. 2024년 NBA 파이널에 진출할 만큼 좋은 팀을 만들었지만, 해리슨은 그로부터 몇 달 뒤 팀의 챔피언십 추구에 가장 핵심적인 선수를 내쳤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데이비스는 부상과 과체중으로 신음하고, 팀은 서부 꼴찌권으로 추락했다. 해리슨의 해고는 예정된 수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