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행 원한다고 한적 없어...피츠버그에서 우승 목표" 트레이드 루머 부인한 해적단 에이스 [더게이트 MLB]

-데뷔 2년 만에 사이영상 수상...익명 동료 "양키스 트레이드 원해" 폭로 -스킨스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피츠버그서 우승이 목표" -구단 "트레이드 없다" 못 박아...하지만 7년 연속 부진에 팬들은 불안

2025-11-14     배지헌 기자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는 스킨스(사진=MLB.com)

 

[더게이트]

데뷔 2년 만에 사이영상을 받은 영광의 밤, 수상자 폴 스킨스에게 던져진 첫 질문은 "양키스 가고 싶냐"였다. 13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에이스 스킨스는 사이영상 수상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뉴욕 양키스행을 원한다는 보도에 대해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NJ 어드밴스 미디어의 랜디 밀러 기자는 익명의 피츠버그 동료를 인용해 스킨스가 여러 차례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익명의 동료는 스킨스가 2029년 FA 자격을 얻기 훨씬 전에 트레이드되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피츠버그가 자신의 전성기 동안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킨스는 사이영상 컨퍼런스콜에서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트윗을 보고 문자도 받았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스킨스는 "나는 피츠버그 소속이다. 내 목표는 파이리츠와 함께 우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킨스는 "피츠버그 밖에서 팬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며 "29개 팀 팬들이 우리가 질 거라고 예상한다. 나는 그걸 바꿀 26명 중 한 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그 기자도 모르고, 그렇게 말했다는 선수가 누군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표는 우승이고, 피츠버그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킨스는 캘리포니아 레이크포레스트 출신으로, 애너하임 에인절스 구장에서 32km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 어릴 적 마이크 트라웃을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았다. 양키스 광팬 출신으로 피츠버그 소속인 시절부터 계속 양키스행을 원했던 게릿 콜과 달리 양키스와 이렇다할 연결 고리가 없는 스킨스다.

폴 스킨스(사진=MLB.com)


구단 "스킨스 트레이드 없다"...하지만

피츠버그 단장 벤 체링턴은 12일 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에서 이번 오프시즌 스킨스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스킨스의 양키스행 희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체링턴은 "우리가 집중할 건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은 스킨스와 함께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이라고 답했다. 

스킨스는 해적단에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2년차인 2025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 1위(1.97)를 기록했고, 187.1이닝 동안 216개의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이런 투수를 데리고서도 71승 91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1위 밀워키 브루어스와는 26경기 차이였다.

스킨스는 1980년대 중반 뉴욕 메츠의 드와이트 구든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신인왕을 받고 다음 시즌 사이영상을 거머쥔 투수가 됐다. 하지만 형편없는 타선 지원 탓에 10승 10패에 그쳤다. 사이영상을 받은 선발 투수로는 드물게 패가 승보다 많은 투수가 될 뻔했다. 스킨스는 마지막 4경기 중 3경기를 이기며 가까스로 10승을 챙겼다.

스킨스는 "포스트시즌에 못 간 건 실망스러웠지만, 개인적으론 어떤 면에서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8월과 9월에 플레이오프를 위해 뛰었다면 시도하지 못했을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수 있었다."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는 스킨스(사진=MLB.com)


7년 연속 부진 팀...전성기 낭비 우려

피츠버그는 7년 연속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1992년 이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건 단 세 차례다. 스킨스의 신인 시즌엔 86패를 당했고, 올해는 91패를 기록했다. 스킨스가 개인상을 휩쓸고 있지만, 피츠버그는 그를 중심으로 우승 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2025시즌 연봉 총액은 메이저리그 하위 5위였다. 체링턴은 이번 오프시즌 돈을 더 쓸 수 있다고 했지만, 팬들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스킨스는 2013년 피츠버그가 20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를 떠올리며 "10년이 지났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긴 플레이오프 가뭄"이라며 "우리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지 46년이 됐다. 이게 내가 야구장에서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할 이유"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할 거라는 걸 안다. 이게 진실이다."

스킨스는 13일 밤 자신이 피츠버그의 부활에 일조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집의 진열장을 가득 채운 개인상들은 좋지만, 그가 자신의 버킷리스트에서 유일하게 동그라미를 친 것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무언가라고 강조했다. 스킨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그것도 여러 번"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킨스는 트레이드 루머를 부인했다. 동료들을 향한 애정과 존중을 표현했다. 이제 피츠버그 구단이 응답할 차례다. 비록 스킨스가 이적 소문을 부인했지만, 지금의 전력과 형편없는 투자로는 최고 투수의 전성기를 낭비하게 될 것이다. 스킨스가 피츠버그에 남고 싶다고 말하는 지금이 구단이 진심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