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전 무안타? 일본전에 치려고 아껴뒀다" 노시환의 너스레와 여유, 한일전 대폭발 기대되네 [더게이트 현장]
-일본 이바타 감독 "노시환 가장 경계" -평가전 체코 상대 2경기 7타수 무안타...부진 털어낼까 -"일본전 위해 안타 아껴뒀다" 너스레 떠는 여유...일본전 활약으로 이어질까
[더게이트=도쿄돔]
"아무래도 일본전에서 치려고 안타를 아껴뒀던 것 같아요."
일본과 평가전을 하루 앞둔 14일, 도쿄돔에서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의 너스레다. 지난 8~9일 체코와 평가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혼자 침묵했던 뒤라 신경 쓰일 법도 한데, 노시환은 농담을 던질 정도로 짐짓 여유로웠다.
노시환은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지목한 경계 대상이다. 이바타 감독은 이날 도쿄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목하는 선수로 노시환을 거론하며 "지난해엔 대표팀에 없었던 노시환이 올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합류했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올해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60(539타수 140안타)에 32홈런, 101타점, OPS 0.851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모습이었으나 김경문 감독의 믿음 속에 후반기 타격감이 살아나며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일본 감독의 평가에 대해 노시환은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 적시타를 친 게 일본 감독님께 강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다"며 "저를 경계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하지만 한국에는 저 말고도 좋은 타자가 많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체코전 침묵, 류지현 감독 "10만원 준다고 했는데..."
다만 노시환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뒤 아직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상황이다. 고척돔에서 열린 체코 상대 1차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차전에서도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잠잠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올린 1타점이 유일한 활약.
류지현 감독은 체코전 2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노시환의 침묵에 대해 "한화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전체적으로 지친 것 같다"면서 "(노시환에게) 하나 치면 10만원 준다 그랬는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14일 도쿄돔에서 진행된 타격 연습에서 확인한 노시환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노시환은 일본의 강속구에 대비해 마운드와 타석 중간에서 던진 배팅볼 가운데 5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대표팀에서 가장 빠른 타구속도를 자랑하는 노시환의 타구는 대포알처럼 뻗어나가 담장을 넘어갔다. 전광판에 맞는 초대형 홈런 타구도 나왔다.
"이곳 도쿄돔은 공을 띄우기만 하면 타구가 확실히 잘 날아간다." 공기부양식 돔구장인 도쿄돔은 특성상 타구가 멀리 날아가고 장타가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이에 관해 노시환은 "너무 힘이 들어가는 것보다 가볍게 힘을 빼고 배트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으로 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투수 중에는 하이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을 구사하는 투수가 많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에서 낮은 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 상대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노시환은 "한국에도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딱히 걱정하진 않는다"면서 "일본 투수들이 좋은 걸 우리 타자들도 다 알고 있다. 충분한 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노시환은 큰 것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타격으로 방향성을 정했다. 노시환은 "아무래도 큰 거 한 방보다는 주자를 모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큰 스윙으로 일본 투수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 유리한 카운트에는 자신 있게 돌리고, 출루나 안타를 목적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9연패 끊어야죠...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못져"
한국야구 대표팀은 현재 일본전 9연패 중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이긴 뒤 10년간 프로 선수들이 출전한 국제대회 한일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만약 15일 경기에서도 지면 최근 10년간 한일전 10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피할 수 없다.
노시환은 "아무래도 빨리 연패를 끊어야 한다. 일본과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도 있지 않나"라며 "일본이 워낙 야구 강국이지만, 우리도 실력으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두 경기를 꼭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긍정적인 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밝은 분위기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단 점이다. 류지현 감독도 "2006년 WBC 대표팀 때의 향기가 난다"며 대표팀의 분위기에 기대를 드러냈다. 노시환은 "후배들이 엄청 많다. 젊음의 패기가 느껴진다"며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기가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 퍼포먼스를 부담 없이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