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강속구 영건 줄줄이 흔들린 날, '사사구 0' KIA 성영탁은 흔들리지 않았다 [더게이트 FOCUS]
-1이닝 2피안타 2K 무실점 -유일하게 사사구 없어
[더게이트]
시속 150km 중후반대를 뿌리는 ‘강속구 영건’들이 줄줄이 무너진 도쿄돔. 그러나 KIA 타이거즈의 성영탁(21)만큼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피칭을 해냈다.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총 8이닝 동안 11실점을 허용하며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특히 불펜진은 11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자멸했고, 그 흐름을 다시 잡지 못했다.
그 가운데 성영탁은 눈에 띄는 예외였다. 5회에 등판한 그는 1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사사구 없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나온 한국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은 투수였다. 경기 전체가 어수선한 흐름 속에서도 성영탁의 피칭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성영탁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부터 언제나 담담하다. 경기 상황이나 상대 타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투구를 차분히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이는 성영탁이 평소 좋은 매커닉으로 많은 공을 던지며 쌓아온 반복된 루틴 덕분이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 감독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형이다.
시속 140km대 중반의 투심과 커터,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커터는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해 타이밍을 무너뜨린다. 구위 자체가 인상적인 편은 아니지만, 피치터널을 활용해 구종 간 차이를 감추며 정교한 제구로 승부한다. 다양한 구종보다 중요한 건, 본인이 던질 수 있는 공을 확실하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이다.
한일전이라는 부담스러운 무대였지만, 성영탁은 차분했고 기본기를 지켰다. 단순히 무실점이라는 수치보다, ‘무사사구’라는 기록이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투수의 가치를 성영탁은 도쿄돔에서 증명해냈다.
무너진 마운드 속, 성영탁의 1이닝은 유일한 위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