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곽빈 "핑계 댈 것 없다"...일본 현지도 인정한 3회까지 '완벽투' → 4회부터 '흔들' 이유? [더게이트 현장]
3.1이닝 3실점 곽빈 "내 실력 이 정도...인정해야" 3회까지 완벽투, 현지에서도 "일본이 좀처럼 출루 못 해" 4회부터 흔들린 곽빈 "핑계 댈 것 없다. 내 실력 탓" ABS 없는 '인간 주심' 두고는 "파악 어려웠지만 괜찮아"
[더게이트=도쿄돔]
곽빈이 2년 만의 한일전 등판에 대해 뼈아픈 자기 평가를 내놨다. 곽빈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BASEBALL SERIES(평가전) 한일전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서 3.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지만, 4회 맞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3회까지 완벽했던 곽빈, 하지만 "내 실력 이정도라는 것 인정해야"
경기 후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곽빈은 2년 만의 한일전 결과를 두고 "내 실력이 이 정도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3회까지는 압도적이었다. 최고 구속도 155km/h까지 나왔고, 사사구 없이 1피안타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일본 현지에서도 곽빈의 투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대표팀인 '사무라이 재팬'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곽빈의 150km/h가 넘는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주자가 좀처럼 출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고, 'THE DIGEST'에서도 "호투를 이어가던 곽빈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고 묘사했다.
4회부터 흔들려..."핑계 댈 것 없다. 내 실력 좋았으면 이겼을 것"
다만 3회까지 좋은 피칭을 이어가던 곽빈은, 4회 선두타자 노무라 이사미에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리시타 쇼타를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대타 나카무라 유헤이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주자 2, 3루가 됐다. 득점권 위기에서 곽빈이 상대한 타자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결승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마키 슈고였는데, 이번 승부에서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결국 곽빈은 3.1이닝 만에 등판을 마친 채 구원 이로운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곽빈은 투구 수에 늘어남에 따른 체력 저하를 언급했다. "2회 이후부터는 빠지는 공이 많았고, 투구 수를 늘리려 하니 체력적인 부분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도 "핑계 댈 것 없다. 내 실력이 더 좋았으면 우리가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곽빈은 "3회까지는 편하게 내 리듬대로 했는데, 한 번의 위기를 못 막은 게 미스다"라고 돌아봤다. 4회 긴 승부 끝에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안타성 타구들이 연이어 나온 점이 아쉬웠다.
2년 만에 다시 경험한 '인간 심판'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곽빈은 "주심 성향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며 "높은 공을 잘 주는지, 낮은 공을 주는지 파악이 어려웠다"면서도 "그래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