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삭감해 사면초가 현대차 넥쏘, 수소차 리더십 위험하다 [더게이트 CAR]

- 2026년 정부 수소차 구매 보조금 1450억원 줄어 산업 위축 우려 - 보조금 삭감… 현대차 사실상 손쓸 방안 없어 - 경쟁국가인 일본은 보조금 늘려가며 수소사회 진입 목전

2025-11-18     김경수 기자
현대차 올 뉴 넥쏘

[더게이트]

현대차가 지난 달 1일 환경부가 편성한 수소차 구매 보조금 삭감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수소차 구매 보조금과 관련해 승용 1350억원, 버스 4280억원 등 총 5630억 원을 편성하고 1일 확정했다. 확연히 줄어든 보조금액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승용 2475억원, 버스 4605억원으로 총 7080억원이다. 무려 20%인 1450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현대차는 올해 내놓은 2세대 ‘올 뉴 넥쏘’의 판매 인기가 시들해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넥쏘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고 보조금과 지방 자치단체 보조금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국고보조금은 환경부 예산으로 지원하는데, 2250만원으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700만원에서 1500만원보다 더 많다. 따라서 이 금액이 줄어들면 사실상 수소차 판매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신차 가격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부사장(오른쪽), 시메기 토시유키 현대차일본법인(HMJ) 법인장(왼쪽)

이는 사실상 수소차를 개발하는 주요 국가와의 상황과도 크게 대비되는 것. BMW는 지난 2025 재팬모빌리티쇼(Japan Mobility Show 2025)에서 2028년에 iX5를 수소차 옵션으로 선보이겠다고 선언했고, 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토요타 역시 수소차 미라이에 대한 관용차 지원은 물론 전기차보다 더 많은 보조금 255만엔(한화 약 2400만원)을 지원해 준다. 심지어 수소 연료비를 kg당 700엔(한화 약 6000원대)씩 직접 지원하는 제도까지 도입해 수소사회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 국토교통성이 그린 청사진을 지금까지 발전시키며 수소 인프라도 증설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시을)이 버스나 화물차가 아닌 일반 승용 수소차에도 충전보조금을 지급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구매 보조금에 머물러 있다.

수소차는 현재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술 리더인 몇 안되는 부문이다. 보태어 수소탱크, 배터리 등등 전후방 연계효과가 큰 산업이다. 보조금 삭감으로 판매대수가 줄어들면 산업의 위축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껏 키워온 수소차 부문의 리더십을 일본에 빼앗길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국내마케팅사업부 조원상 상무는 “사실상 현대차 넥쏘를 판매할 길을 막아버린 셈”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신형 모델 출시 이후로 1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보조금이 발목을 잡을 줄 몰랐다”며 보조금 삭감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현대차 올 뉴 넥쏘는 지난달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서 공개하며 일본 시장에 최초로 공개했다. 판매는 내년 상반기이며 토요타 미라이와 직접 시장에서 자웅을 겨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