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생의 길 택한 일본인 좌완...이마나가 쇼타, 퀄리파잉 오퍼 수락해 시카고 컵스 잔류 [더게이트 MLB]

-이마나가, 1년 308억에 컵스 잔류...부진한 시즌 후 재기 노린다 -컵스, 3년 옵션 거부했지만 재계약 -토레스·우드러프도 오퍼 수락

2025-11-19     배지헌 기자
이마나가 쇼타(사진=MLB.com)

 

[더게이트]

일본인 좌완투수 이마나가 쇼타가 원소속팀 시카고 컵스에 남는다. 부진했던 2025시즌을 털어내고 재기를 노린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9일(한국시간) 컵스 구단 소식통을 인용해 "이마나가가 1년 2202만5000달러(약 308억원)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5시 마감 기한 전에 오퍼를 받아들이면서 이마나가는 자신을 올스타로 만들어준 팀과 자신을 사랑해준 도시로 돌아간다.

퀄리파잉 오퍼는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소속 구단이 제시하는 1년짜리 계약이다. 금액은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 평균 연봉으로 정해지는데, 올해는 2202만5000달러였다. 선수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팀과 계약하면 원소속팀은 드래프트 보상 픽을 받는다. 영입한 팀은 드래프트 픽과 국제 아마추어 FA 보너스 풀 50만 달러(약 7억원)를 잃는다.

이마나가는 2024년 겨울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42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엔 복잡한 상호 옵션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컵스는 3년 5775만 달러(약 809억원)의 팀 옵션을 행사하지 않았고, 이마나가 역시 1년 1525만 달러(약 214억원) 선수 옵션을 거부했다. 선수 옵션을 받아들였다면 2027년 옵션까지 합쳐 최소 2년 3050만 달러(약 427억원)를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시장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즌 초만 해도 이마나가의 계산은 적중하는 것처럼 보였다. 2024년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을 화려하게 보낸 이마나가는 올 시즌도 희망적으로 출발했다. 도쿄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전에서 4이닝 무안타 무실점 완벽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내내 고전했다.

5월과 6월 대부분을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이마나가는 전년도 사이영상 후보에 오를 만큼 뛰어났던 기량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25경기 선발 등판해 9승 8패 평균자책 3.73을 기록했지만, 10월 포스트시즌에서 주축 투수진에서 밀려났다. 컵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최종전에서 이마나가를 등판시키지 않았다. 

이마나가는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가 평가받을 수도 있었지만 컵스 잔류를 택했다. 2025시즌 부진했던 만큼 내년 시즌 반등해서 가치를 높인 뒤, 다시 FA 시장에 나가 더 좋은 계약을 노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컵스는 이마나가 복귀에도 불구하고 투수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프램버 발데스, 딜런 시즈, 마이클 킹, 레인저 수아레스, 잭 갤런 등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한 여러 투수가 컵스와 연결돼 있다. 포스팅을 선언한 일본인 투수 이마이 타츠야도 컵스의 타깃 중 하나다. 만약 이마이 영입에 성공한다면, 일본인 투수 듀오가 컵스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글레이버 토레스(사진=MLB.com)


토레스·우드러프·그리샴도 수락

한편 이날 글레이버 토레스(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브랜든 우드러프(32·밀워키 브루어스), 트렌트 그리샴(29·뉴욕 양키스)도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다.

토레스는 올 시즌 타이거스에서 타율 0.267, 출루율 0.358(커리어 최고)을 기록했다. 전반기엔 타율 0.280에 OPS 0.897로 맹활약했지만, 탈장 부상을 숨기고 뛴 후반기에 무너졌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FA 랭킹에서 15위에 올랐고 3년 4800만 달러(약 672억원) 계약이 예상됐지만 잔류를 택했다. 한 시즌 더 뛰고 내년 겨울 더 큰 계약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드러프는 2024년을 통째로 날린 뒤 올 시즌 어깨 수술에서 회복해 12경기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 3.20, 83탈삼진을 기록했다. 2021~2023년 평균자책 2.70으로 최고 수준 선발이었던 그는 구속이 다소 떨어졌지만 투심과 커터를 활용해 그럭저럭 버텼다. 2026년 예전 구위를 찾는다면 더 좋은 계약이 기대된다.

그리샴은 올 시즌 양키스에서 34홈런(커리어 하이)을 치며 돌풍을 일으켰다. 타율 0.267, OPS 0.811, 타점 74개, 볼넷 82개 모두 커리어 최고 기록이다. 샌디에이고 시절 수비형 선수에서 공격형 선수로 변신하며 가치를 높였다. 3년 5400만 달러(약 756억원) 계약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그리샴은 장기 계약 대신 당장의 큰돈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