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 성장곡선"...손혁 한화 단장, '19살 강속구 투수'에 흐뭇한 미소 [더게이트 현장]

-손 단장 "정우주 기특" -단계별 성장에 흐뭇 -대표팀·PO서 무실점

2025-11-20     황혜정 기자
대전에서 PO 5차전을 앞두고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한화 정우주. (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이 루키 정우주(19)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정우주는 가을야구와 성인 대표팀 무대에서 잇따라 호투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했고, 손 단장은 이를 두고 "정말 기특하다. 흐뭇하게 보고 있다"고 웃었다.

지난 19일 2025 KBO 2차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손 단장은 "정우주는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보기 드문 유형"이라며 "올해 스프링 캠프, 1군 무대, 가을야구, 대표팀까지 한 걸음씩 성장했다. 매 순간 한 단계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수는 너무 빨리 성장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인데, 정우주는 속도도 적절하고 내용도 좋다. 이상적인 성장 곡선”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는 충분하다. 정우주는 지난 11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서 3이닝 동안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속 154km의 강속구를 앞세운 피칭으로 일본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제구도 흔들림 없었다. 1회부터 타자를 차례로 처리했고, 3회에는 삼진과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정우주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됐다. 하지만 체력적으로는 부족함도 느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자의 이름값에 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공을 던진 그는 "오히려 잘 던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화 루키 정우주의 피칭. (사진=한화)

포스트시즌 활약도 손 단장의 흐뭇함을 더했다. 정우주는 지난 10월 22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정우주가 선발로 낙점되기 전까지 한화는 1, 3차전에 문동주를 필승조로 투입하며 플랜을 운영했다. 김경문 감독은 “어리지만 담대하다”며 정우주에게 한 바퀴 타순 정도만 기대한다고 했지만, 정우주는 강속구와 침착한 위기 관리로 그 이상을 해냈다.

손 단장은 "정우주는 올해 정말 고마운 선수였다. 잘 던지는 투수는 언제나 좋아하지만, 우주는 특히 흐름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물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선발과 중간을 모두 준비시키는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문동주와 함께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우주는 내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을 첫 목표로 삼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도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흔들리지 않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나아가는 게 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정우주는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도 구위가 통한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고, 이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가고 있다.

한화는 정우주라는 10대 투수를 통해 마운드의 미래를 확보하고 있다. 손혁 단장이 흐뭇함을 감추지 않는 이유다. 올 시즌을 거치며 정우주는 ‘기특한 성장’이라는 수식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