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복귀 불발 대비 보험 마련한 애틀랜타, "유격수 가능" 슈퍼 유틸리티 두본 영입 [더게이트 MLB]
-휴스턴서 두본 트레이드로 데려와 -2회 골드글러브 수상 내야수 -"유격수 자신 있다"...김하성 협상 보험 카드
[더게이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슈퍼 유틸리티 선수를 영입하며 김하성의 이적에 대비한 보험을 마련했다.
애틀랜타 구단은 20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로부터 마우리시오 두본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대가는 내야수 닉 앨런이다.
두본은 31세의 베테랑 내야수로, 지난 시즌 휴스턴에서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을 기록했다.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연봉은 500만 달러(70억원)였으며, 내년 연봉 조정 대상자다.
알렉스 안소풀로스 브레이브스 단장은 "두본은 내야 전 포지션과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다"며 "역할은 이번 오프시즌 다른 보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이 핵심이다. 김하성 재계약에 성공하면 두본을 다른 포지션에 배치하고, 협상이 결렬되면 두본에게 유격수를 맡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본의 다재다능함 덕분에 가능한 전략이다.
안소풀로스 단장은 두본의 유격수 수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 데이터를 보면 두본은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다"며 "2루와 3루, 외야 세 포지션 모두 가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컨택과 주루 능력도 장점으로 꼽았다.
단장은 "아직 유격수 영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 영입 시도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두본이라는 보험을 확보한 만큼, 협상 테이블에서 애틀랜타가 끌려다닐 이유는 일단 사라졌다.
김하성 몸값 올라...보험 필요했던 애틀랜타
애틀랜타는 올 시즌 후반 유격수로 뛴 김하성이 1600만 달러(224억원) 선수 옵션을 거부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 재계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양질의 유격수가 부족한 올 시장에서 김하성의 몸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팀 브리튼은 김하성이 3년 5000만 달러(700억원) 계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틀랜타 입장에선 다소 부담스러운 총액이다. 두본 영입은 김하성과의 협상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로 풀이된다.
두본은 202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뒤 3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하며 팀의 만능 선수로 활약했다. 1루부터 외야까지 두루 소화하며 더스티 베이커 전 감독의 신뢰를 받았고 2022년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휴스턴은 이번 트레이드로 연봉 부담을 덜었다. 두본은 내년 연봉 조정에서 약 51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앨런의 연봉은 150만 달러 수준이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가 사치세 기준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팀은 최근 유틸리티 내야수 라몬 우리아스를 방출하고 외야수 채스 맥코믹,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와도 결별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김하성과 애틀랜타의 협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애틀랜타가 협상력을 확보했지만, 김하성을 원하는 팀이 여러 곳인 만큼 향후 전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