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종진 키움 감독의 함박 미소..."안치홍, 환영한다!" [더게이트 현장]

-키움, 2차 드래프트서 4명 보강 -즉시 전력·구심점 동시 보완 -설종진 감독, 함박 미소

2025-11-21     황혜정 기자
키움 설종진 감독이 20일 원주 마무리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더게이트 황혜정 기자)

[더게이트=원주]

한화 이글스에서 전력 외 판정을 받았던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35)이 2차 드래프트 1번 지명으로 가장 먼저 키움 히어로즈의 호출을 받았다. 겨울부터 내야진을 재구성하고 있는 키움의 선택은 단번에 중심으로 향했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안치홍이야 기회만 준다고 그러면 자기 몫을 하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9일 서울 잠실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안치홍을 지명했다. 2009년 KIA 타이거즈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24년 한화에서 뛴 안치홍은 통산 1814경기에서 1859안타 155홈런 139도루, 타율 0.294를 기록 중인 베테랑 내야수다.

키움 허승필 단장은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포지션과 관계없이 기량이 우수하고 팀 전력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라운드에서 선발한 안치홍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해 타선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선수”라며 “풍부한 프로 경험과 뛰어난 워크에식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현장의 시선도 같다. 설종진 감독은 “안치홍이야 기회만 준다고 그러면 자기 몫으로 하지 않겠나. 다만 포지션 문제는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안치홍 활용안을 어느 정도 생각해 놨다. 설 감독은 “지금 상태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지명타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코너 내야수로 나가야 한다”며 “안치홍이 스프링 캠프 때까지 준비를 잘해서 오길 바란다. 하다가 안 되면 그때 가서 지명타자로 쓰든지 해야 한다. 처음부터 지명타자라고 해버리면 본인이 조금 놓을 수 있고, 그러면 자원 활용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안치홍이 키움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한화 이글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안치홍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키움은 외야·마운드까지 한 번에 손질했다. 지명 결과는 다음과 같다. 2라운드에서 전 두산 베어스 외야수 추재현을, 3라운드에서는 전 한화 좌투수 배동현, 4라운드에서는 전 롯데 우투수 박진형을 데려왔다.

추재현에 대해서 설 감독은 “예전에 팀장으로 있을 때 같이 했다가 롯데로 갔고, 다시 온 선수”라며 반겼다. 추재현은 키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롯데와 두산을 거쳐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게됐다. 설 감독은 “두산에 있을 때, 퓨처스 시절 자주 감독실을 찾아왔다. 나는 선배로서 추재현에 ‘열심히 하고 있으면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고 계속 얘기해줬다”며 “돌고 돌아 또 같이 운동하게 됐으니 본인도 마음이 한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야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좌투좌타 외야수인 추재현에게는 ‘준비된 백업이자 경쟁 카드’ 역할이 주어진다.

두산 외야수 추재현이 키움으로 컴백한다. (사진=두산)

3라운드 지명투수 배동현은 마운드에서 ‘정교함’을 앞세운 자원이다. 설 감독은 “퓨처스에 있을 때 봤던 선수다. 그때 괜찮다고 판단했었다”며 “다른 투수 자원들에 비해 볼넷 같은 부분이 적다. 구속만 조금 올라가면 1군에서 백업이라도 쓸 수 있지 않겠나,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시 전력감보다는, 제구라는 확실한 강점을 바탕으로 ‘당장 불러 쓸 수 있는 1군 뎁스’에 가까운 카드다.

4라운드로 합류한 롯데 출신 우투수 박진형은 불펜층을 두껍게 만드는 퍼즐 조각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곳이 불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험 있는 우완 투수의 합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허 단장이 밝힌 ‘포지션 불문, 기량 우선’ 원칙이 마운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안치홍이라는 확실한 중심을 세우고, 외야와 마운드에 추재현·배동현·박진형까지 한꺼번에 더했다. 숫자만 채운 2차 드래프트가 아니라, 당장 1군 전력과 직결되는 ‘맞춤 보강’에 가깝다. 설종진 감독의 머릿속에는 벌써 ‘안치홍이 있는 키움’, 그리고 새로 들어온 세 선수까지 더해진 2026시즌 키움의 그림이 빠르게 완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