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 주역→약쟁이 몰락' 포그바, 2년 만에 그라운드 복귀 "내 축구 끝나지 않았다" [더게이트 해축]

-도핑 정지 811일 만에 모나코 데뷔전 -랜스전 후반 85분 투입, 1대 4로 팀은 패배 -2024년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으로 4년 정지→18개월로 감축

2025-11-23     배지헌 기자
도핑 항소에서 승리한 포그바(사진=포그바 SNS)

 

[더게이트]

한때 월드컵 우승 주역이었던 폴 포그바가 긴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도핑 정지로 811일간 공백을 겪은 끝에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포그바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랜스의 로아종 파크에서 열린 리그앙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모나코 선수로 데뷔했다. 후반 85분 교체 투입돼 약 5분간 뛰었다. 팀은 1대 4로 패했지만, 원정 관중석은 기립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경기 후 포그바는 프랑스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축구는 나에게 끝나지 않았다. 2년 넘게 열심히 준비했고, 오늘 드디어 돌아왔다. 신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포그바의 전성기는 화려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크로아티아를 4대 2로 꺾을 때 골을 넣으며 프랑스의 우승을 도왔다. 2016년에는 유벤투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1억 500만 유로)을 세웠다.

포그바의 커리어는 그때가 정점이었다. 이후 맨유와 유벤투스를 오가며 부상에 시달렸고, 사생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도핑 적발로 나락에 떨어졌다. 2023년 9월 3일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를 끝으로 무려 811일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024년 2월 이탈리아 반도핑 기구는 포그바에게 4년 출전 정지를 선고했다. 유벤투스 소속으로 뛰던 중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나이 31세. 4년 뒤면 35세가 되는 포그바에겐 사실상 선수로서 사형 선고였다.

포그바가 6월 29일(한국시간) AS 모나코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사진=AS 모나코 SNS)


2018 월드컵 우승 주역에서 나락으로

포그바는 포기하지 않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2024년 10월 정지 기간이 18개월로 줄었다. 숨통이 트인 포그바는 같은 해 11월 유벤투스와 계약을 해지한 뒤 모나코행을 결정했다.

지난 시즌 모나코와 2년 계약을 맺을 때 포그바는 눈물을 흘렸다.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복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복귀를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해 A매치 기간 동안 모나코에서 별도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재활을 마친 포그바는 이날 마침내 피치에 섰다. 원정 팬들은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낼 줄은 몰랐다. 정말 감동받았다. 저를 응원해준 모든 팬들께 감사드린다."

포그바는 복귀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했다. "축구를 다시 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완전한 체력을 되찾고, 90분을 뛰고, 팀을 최대한 도와야 한다."

32세의 나이, 2년간의 공백. 포그바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적어도 다시 시작할 기회는 얻었다. 과연 모나코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