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닉 시너 없어도 문제없다...이탈리아, 데이비스컵 3연패 대업 달성! 알카라스 빠진 스페인 꺾었다 [더게이트 테니스]
-스페인 꺾고 통산 4번째 우승, 3연패는 미국 이후 53년 만 -베레티니·코볼리가 신너 빈자리 메워...코볼리, 역전승으로 결승점 -이탈리아, 남녀 테니스 모두 세계 최강국 입증
[더게이트]
야닉 시너가 없어도 이탈리아는 강했다. 세계 랭킹 2위 시너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가 데이비스컵 3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탈리아는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슈퍼테니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데이비스컵 결승에서 스페인을 2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의 데이비스컵 우승은 통산 네 번째이자 3연패다. 데이비스컵 3연패는 1968년부터 1972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미국 이후 53년 만이다.
지난 2년간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시너는 이번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컨디션 관리와 다음 시즌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여기에 세계 랭킹 8위 로렌초 무세티도 불참해 이탈리아의 우승 전선에 암운이 드리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8강 오스트리아전, 4강 벨기에전에 이어 결승 스페인전까지 모두 2대 0 완승을 거뒀다. 마테오 베레티니와 플라비오 코볼리가 시너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결승에서 베레티니는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를 6대 3, 6대 4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어 나선 코볼리는 하우메 무나르를 상대로 첫 세트를 1대 6으로 내줬지만, 2세트 타이브레이크를 7대 5로 따낸 뒤 3세트를 7대 5로 가져가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승부가 결정되자 코볼리는 라켓을 바닥에 내던졌고, 동료들이 그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이탈리아 홈 관중들의 환호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스페인도 알카라스 없이 결승 진출
스페인 역시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잃은 채 결승에 나섰다. 알카라스는 근육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데이비스컵 통산 6회 우승팀인 스페인이 결승에 오른 건 2019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홈에서 3연패를 노리는 이탈리아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는 1976년 첫 우승 이후 2023년과 2024년 말라가에서 연속 우승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근 이탈리아 테니스의 약진은 눈부시다. 남자 데이비스컵 3연패에 이어 여자 빌리진 킹컵도 2연패를 달성하며 남녀 테니스 모두에서 세계 최강국 자리를 굳혔다.
이탈리아는 2027년까지 데이비스컵 개최권을 확보했고, 2030년까지 ATP 투어 파이널 개최권도 보유하고 있다. 하부 투어 대회를 대폭 늘리고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분권화하는 등 체계적인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코볼리는 이번 대회에서 별이 됐다. 4강 벨기에전에서 지주 베르그스를 상대로 7개의 매치포인트를 막아내며 32포인트 타이브레이크를 17대 15로 따내고선 셔츠를 벗어던지며 환희를 만끽했다. 결승에서도 역전승을 거두며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세계 랭킹 1, 2, 3위가 모두 데이비스컵의 개최 주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코볼리 같은 선수들은 이 무대가 여전히 특별하다는 걸 증명했다. 개인 기량 면에서 테니스 최고 타이틀을 놓고 다투긴 어렵지만, 국가를 대표해 뛰는 무대에선 누구보다 빛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