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투수=다저스' 공식 거부하는 이마이 "오타니·야마모토 꺾고 싶다"...SF 자이언츠 가나? [더게이트 MLB]

-사이타마 세이부 에이스 이마이, 11월 18일 포스팅 신청 -"다저스 일본인 트리오와 맞붙어 이기고 싶어" -자이언츠·양키스 등 여러 팀 러브콜 예상

2025-11-25     배지헌 기자
이마이 타츠야(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일본인 투수라면 LA 다저스행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반기를 든 투수가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 에이스 이마이 타츠야가 다저스가 아닌 다른 팀에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를 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마이는 지난 11월 18일 포스팅을 통한 MLB 도전 절차를 시작했다. 28세의 우완 투수 이마이는 2025시즌 163.2이닝 평균자책 1.92에 탈삼진 178개를 기록하며 일본판 사이영상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완투 5경기, 완봉승 3경기로 요즘 야구에선 보기 드문 완투 능력까지 선보이며 일본 최고 투수 자리에 올랐다.

야마모토와 오타니(사진=LA 다저스)


"다저스 일본인 트리오 꺾고 싶어"

이마이는 최근 메이저리거 선배이자 일본야구계의 전설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호도 스테이션'에 출연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특히 다저스 입단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예상을 깨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물론 오타니, 야마모토, 사사키와 함께 뛰는 것도 즐거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팀을 상대로 승리하고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게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들을 꺾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마이의 이런 발언은 단순한 승부욕을 넘어선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같은 팀에 다른 일본인 선수가 있으면 뭐든 물어볼 수 있지 않나"라면서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치열함을 경험하고 싶다"며 "문화적 차이와 마주했을 때 혼자 힘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보고 싶다. 그게 내가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마이 타츠야(사진=세이부 라이온즈)


작은 키에서 뿜어내는 강속구

이마이는 신장 180cm, 체중 70kg로 메이저리그 투수 치고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속구가 최고 150km/h 중반대에 이르며, 뉴욕 메츠의 센가 코다이와 비교될 만큼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다. 2025시즌 일본 프로야구 타자들은 이마이의 패스트볼에 타율 0.189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마이도 자신의 최고 무기로 속구를 꼽으며 "핵심은 낮게 던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스트라이크 존 위쪽을 노린다. 포수가 정상적으로 자리 잡았을 때 마스크 높이쯤으로 던진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자들의 평균 신장이 일본보다 높기 때문에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떠오르는 높은 속구를 던지는 데 집중한다"며 "거의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는 것처럼 던진다. 위에서 아래로 던지지 않도록 매우 의식하고 있다"고 자신의 '하이 패스트볼' 전략을 설명했다.

대결하고 싶은 타자로는 일본야구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를 지목했다. 이마이는 "내 속구가 오타니를 상대로 얼마나 통할지 정말 보고 싶다. 그를 상대로 던져보면서 나 자신을 시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마이 타츠야(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자이언츠·양키스 등 러브콜 예상

한편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마이의 유력한 행선지로 꼽았다. 다저스의 지구 라이벌인 자이언츠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선발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마이의 "다저스를 꺾고 싶다"는 발언은 자이언츠 팬들에게 매력적인 스토리가 될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의 그랜트 브리스비 기자는 "이마이가 승부욕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역대 최고의 일본인 선수들이 있는 팀의 최대 라이벌에 합류해 그들을 이기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양키스도 이마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최근 열린 GM 미팅에서 "양키스에 일본 스타가 없었던 지 너무 오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 대형 구단들도 이마이 영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모두 일본인 선수를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단이다.

이마이는 2018년 스무살에 프로 데뷔한 뒤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올 시즌에는 탈삼진률을 높이고 볼넷률을 커리어 최저로 낮추며, 홈런도 가장 적게 허용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일본야구 대표팀의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도 이마이에 관해 "전부터 훌륭했지만 올해 한 단계 더 올라갔다. 매우 기대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인 투수라면 다저스라는 공식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이마이. 그의 도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오타니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벌일 첫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