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입대하는 선수도 많은데...자진해서 입대 철회한 키움 윤석원 "지금은 팔꿈치 회복이 최우선" [더게이트 이슈]
-왼쪽 팔꿈치 골편·골극 확인, 6주 휴식 필요 -다음 달 15일 입대 예정이었지만 스스로 철회 -박치왕 감독 "부상 선수 입대, 상무는 쉼터 아냐" 일침 있었는데
[더게이트]
키움 히어로즈 투수 윤석원이 팔꿈치 부상으로 상무 입대를 철회했다. 다음 달 15일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부상 회복을 우선하기로 했다. 부상을 안고도 입대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 선택이다.
키움은 25일 "윤석원이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상무 입대를 철회하기로 했다"며 "당분간 재활 훈련과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석원의 부상은 정규시즌 막바지에 시작됐다.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병원 검진을 받았고, 검사 결과 팔꿈치 관절 내 골편 및 골극이 확인됐다. 4주 휴식 진단을 받았다.
골편은 뼈 조각이 떨어져 나온 것을, 골극은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것을 뜻한다. 투구 동작 중 팔꿈치에 반복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생긴 부상으로 보인다. 투수에게 흔히 발생하는 부상이지만, 방치하면 선수 생활에 치명적일 수 있다.
휴식을 취한 윤석원의 상태는 호전되는 듯했다.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돼 의욕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훈련 중 같은 부위에 통증이 재발했다. 재검진 결과는 좋지 않았다. 여전히 골편과 골극으로 인한 통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6주 휴식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 수술 치료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 윤석원과 구단은 협의 끝에 입대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장기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부상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부상 선수 입대 논란, 뜨거웠던 이슈
윤석원의 입대 철회는 최근 야구계에서 논란이 됐던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 10월 상무 피닉스 박치왕 감독은 부상 선수 입대 관행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냈다. 박 감독은 "군대는 놀러 오는 곳이 아니다. 여기는 유명 선수들의 쉼터가 아니다"라며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입대해서 전력에서 이탈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혹사당한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신뢰의 문제다. 부상을 숨기고 들어와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쉬는 건 부적합하다"며 "구단과 개인이 판단해서 상무 입단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상무는 정원이 제한돼 있다. 부상 선수가 들어오면 다른 선수가 그 기회를 놓친다. 동료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면 다른 선수에게 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결국 박치왕 감독의 작심 발언으로 이어진 셈이다.
윤석원의 입대 철회는 결과적으로 상무에서 부상 선수가 정원을 차지하며 전력 공백을 만드는 상황을 피한 셈이 됐다. 부상을 숨기거나 수술이 필요한 몸 상태로 입대를 강행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입대 전 단계에서 스스로 철회한 것은 드문 사례다.
윤석원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만큼 상무에서도 현재의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이어가고 싶었다"며 "마무리캠프부터 의욕적으로 준비해왔는데 부상이 생겨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상무 입대가 무산된 점은 큰 아쉬움이지만, 지금은 팔꿈치 회복이 최우선이다. 치료와 재활에 집중해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