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주영 vs 롯데 서준원, 경남고 에이스 선후배 대결 누가 웃을까 [엠스플 현장]

2021-08-14     배지헌 기자

| 왕년의 경남고 에이스 선후배 간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후반기를 앞두고 5선발로 낙점받은 LG 손주영과 롯데 서준원이 후반기 첫 선발등판에서 정면으로 격돌한다.

서준원과 손주영(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8월 14일 잠실야구장에선 왕년의 경남고등학교 에이스 투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LG 트윈스 좌완 선발 손주영과 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이 후반기 첫 선발 등판에서 만났다.

손주영과 서준원은 경남고 2년 선후배 사이. 2000년생 서준원이 막 입학한 2016년, 1998년생 손주영이 경남고 에이스로 전국을 휩쓸었다. 그해 손주영은 전기 주말리그 부산제주권 우수투수상, 후기 주말리그 최우수선수상을 받으며 부산 경남지역 좌완 에이스로 큰 기대를 받았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표팀에도 승선했고, 2017 신인드래프트에선 2차 1라운드 2순위로 LG의 부름을 받았다.

1학년 때 실전 등판이 없었던 서준원은 손주영이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에이스 자리를 물려받았다. 2학년 시즌인 2017년 무려 99.1이닝을 혼자 책임지는 괴력을 선보였고 9승(2패)을 따냈다. 3학년인 2018년에도 15경기에서 5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2.42로 좋은 성적을 냈다.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표로도 뽑혔고, 신인드래프트에선 1차지명으로 고향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다 프로 입단 이후엔 고교 시절 이름값만큼의 성적을 올리진 못했다. 손주영은 1군보다 주로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서준원은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나란히 팀의 후반기 5선발로 낙점받아 맞대결에 이르게 됐다.

정찬헌을 트레이드로 키움에 보낸 LG는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투구를 이어온 손주영에게 기회를 줬다.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보여준 3이닝 무실점 호투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팀 상대 평가전만 보고 결정하지 않았다. 전반기 2군에서 보여준 성적이 있고 가장 잘 준비된 선수라고 봤다. 그런 모습이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에 상황이 주어지면 선발로 쓰려고 준비하고 있었던 선수”라고 밝혔다.

손주영은 퓨처스 8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 1.1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특히 6월 19일 롯데전 6이닝 1실점 경기를 시작으로 최근 5경기에선 23.2이닝 동안 단 3점만 허용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류 감독은 “오늘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좋은 구위를 지녔고 앞으로 봤을 때도 좋은 선발 자원이다. 우리 팀이 주의해서 잘 육성해야 할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퓨처스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쌓은 만큼 이날도 투구 수나 이닝 제한 없이 정상적인 선발 역할을 할 참이다.

한편 서준원은 지난 2년간 선발로 나오다 올 시즌 전반기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19경기(1선발)에서 평균자책 7.20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올림픽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고 서준원을 바라보는 팀 내 시선도 달라졌다. 롯데 관계자는 “훈련 태도나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예전 서준원과 다르다”고 말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퓨처스 경기에서 브레이킹 볼 구사 능력이 좋아진 모습을 봤다. 슬라이더를 좀 더 빠르게 던지고, 슬라이더 각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1군에서도 2군에서와 똑같은 루틴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 포수, 행크 콩거 코치, 투수코치와 함께 오늘 LG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계획을 잘 세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경남고등학교 에이스 출신 2년 선후배의 선발 대결에서 어느 쪽이 웃게 될까. 롯데와 LG의 시즌 7차전은 오후 6시부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