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전경. 사진=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SNS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전경. 사진=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SNS

[더게이트] '오픈런 명소'로 승승장구하던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 

런베뮤는 영국 런던 현지의 감성과 독특한 메뉴로 창업 4년 만에 연매출 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속성장하며 MZ세대 대표 핫플레이스에 등극했고, 런베뮤 창업자 료(본명 이효정)는 대한민국 베이글 트렌드를 이끈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각종 매스컴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소속 직원이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런베뮤는 청년의 열정을 담보로 기업 이윤을 채우려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런베뮤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한 뒤 유족과 오해를 풀었으나, 임금체불 등 다른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됐다.  

'핫플'의 어두운 이면…과로사·임금체불 등 의혹 줄줄이

지난 7월 런베뮤 인천점에서 20대 직원 A씨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K-베이글 신화'의 어두운 이면을 폭로하는 계기가 됐다. A씨의 유족은 고인이 신규 지점 오픈 준비와 기존 매장 운영을 병행하며 주 80시간이 넘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과로사)를 신청했다.

이후 사측이 유족에게 경고성 문자를 날린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런베뮤를 향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결국 강관구 런베뮤 대표이사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고, 유족과의 합의 또한 마무리돼 이번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 런베뮤의 노동 착취 등을 폭로하는 글들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해당 폭로성 글들에는 1개월에서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일명 '쪼개기 계약'이 사용되고 초과 노동에 대한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정황 등이 담겼다.  

고용부장관까지 성토…"곳곳에 제2의 런베뮤" 지적도  

정의당이 주최한 '제2의 런베뮤' 사업장 규탄 기자회견 현장. 사진=정의당 SNS
정의당이 주최한 '제2의 런베뮤' 사업장 규탄 기자회견 현장. 사진=정의당 SNS

고용노동부는 초기 인천점에서 시작했던 근로감독을 런베뉴 운영사인 ㈜엘비엠의 전 지점 및 계열사 등 18개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감독 결과 주 52시간제 위반 및 임금 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법 처리 및 과태료 부과 등이 뒤따를 예정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런베뮤 사태'에 대해 "청년 노동을 갈아 만든 허장성세를 거대한 트렌드인 것처럼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예상케 하는 발언이다. 

노동계와 정치권도 '제2의 런베뮤'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1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사업장 쪼개기 등으로 근로기준법을 피해 가는 꼼수를 막기 위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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