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했다.”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를 마치면 익숙히 들어왔던 소감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16강전에서도 우리만의 축구를 했다.”
브라질전을 마치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 말입니다.
4년 4개월. 포르투갈 출신 외국인 감독과 함께한 시간.
순탄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일본 원정 0-3 패배, 월드컵 최종예선 이라크와의 무승부. ‘경질’이란 단어가 또 등장했죠.
“벤투 감독의 축구는 한국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4년 4개월 동안 대표팀을 향한 불신의 결정적 논거입니다.
여기서 생기는 한 가지 의문.
그렇다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의 스타일은 무엇인가. 투혼, 투지, 악으로 깡으로. 그 외에 한국의 스타일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요.
11차례 월드컵 도전사 최초 4년 이상을 준비한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신뢰가 가장 두터웠던 팀. 어느 팀을 만나든 뒤로 물러서지 않고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보여줬던 팀.
한국 축구 역사상 나아가야 할 길이 가장 명확했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던 2022년의 한국.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한국과의 이별을 선언했습니다. ‘도전’이란 교훈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한 뒤 말이죠.
우리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축구는 계속됩니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재항해에 나섭니다.
한국은 벤투 감독의 교훈대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불가능의 반대말은 도전하지 않는 것. 축구계에 대단히 낯선 도전이란 화두가 던져진 이때.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도전을 멀리하는 익숙한 선택이 빠른 퇴보를 불러온다는 걸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내일의 화두 역시 도전이길 바라며. 황서희의 외유내강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