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월요일까지 몸 상태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조만간 콜업을 염두하고 있다. 2군에서 4명이 올라올 예정이다. 우완 주권, 좌완 전용주, 내야수 장준원, 외야수 배정대다.”
‘최하위’ KT 위즈가 분위기 전환을 앞뒀다. 5월 1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이 곧 1군에 등록할 이름 넷을 꺼냈다.
연이은 선수단 부상 악재로 시즌 초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던 KT다. 이 감독의 고심이 갈수록 깊어졌다. 그런 KT에 반가운 지원군들이 찾아온다.
KT 부상 이탈 선수들, 2군에서 실전 소화 중…1군 복귀 임박

KT 필승조 불펜 주권이 돌아온다. 2015년 KBO리그에 데뷔한 주권은 데뷔 초엔 선발-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었다. 프로 5년 차인 2019년부턴 붙박이 불펜으로 활약하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25-31-27-15)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0년 31홀드를 기록하며 KBO리그 홀드왕에 올랐다.
그런 주권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주권과 함께 그간 팀 허리를 지탱해 온 우완 불펜 김민수도 같은 시기 어깨를 다쳤다. 필승조 둘이 한꺼번에 사라진 KT가 개막 뒤 4~5월 고전한 건 당연한 얘기였다.
“오늘 주권이 2군에서 등판한다. 던진 뒤 몸 상태를 체크하고, 1군에 올릴 생각이다.” 14일 현장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의 말이다.
주권은 5월 12, 14일을 시작으로 2군에서 최근 두 차례 실전 등판을 거쳤다. 2경기에서 1이닝씩 던져 총 단타 하나(한화 이글스 김민기), 볼넷 하나(한화 이성곤)를 내줬다. 투구 수는 25구로 그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15개였다.
이어 이 감독은 “타자 쪽에선 외야수 배정대, 내야수 장준원이 올라온다”고 했다. 둘은 최근 2군에서 수비·타석 모두 나서며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다.
배정대는 수비나 주루에서 문제가 없다. 관건은 타격감이다. 손등 부상에서 돌아와 타격 훈련을 재개한 지 이제 일주일 남짓 흘렀다. 그런 배정대가 13일부터 2군에서 실전을 소화 중이다. 최근 출전한 두 경기 모두 1번-중견수로 출전해 총 5타석 및 7이닝 수비를 소화했다.
장준원은 지난해 7월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겪은 뒤 10개월 만의 1군 복귀를 앞뒀다. 2군에선 4월 30일부터 7경기에 출전해 유격수, 3루수를 소화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1군 콜업 시 주 무대는 좁혀질 전망이다. 최근 내야수 황재균의 발가락 부상으로 무주공산이 된 3루를 노린다.
여기까진 팬들에게 잘 알려진 얼굴들이다. 그런데, 이 감독이 가장 주목한 이름은 따로 있었다. 바로 ‘1차 지명’ 출신 좌완 투수 전용주다.
KT 이강철 감독 “전용주, 김광현(SSG) 향기 나는 좌완 기대주”

“전용주에겐 ‘어렸을 때 김광현(SSG 랜더스)’ 느낌이 나더라. 기대가 크다.” KT 이강철 감독의 평가다.
2000년생 전용주는 김광현의 고교 후배다. 경기 안산공고를 졸업해 2019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전용주는 입단 첫해(2019년 1군 4경기·2군 2경기)를 제외하면 올 시즌 전까진 공식전 기록이 아예 없다. 1군 마지막 등판은 2019년 4월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이다. 이름이 여러모로 생소한 까닭이다.
이 감독은 “(전용주가) 프로 입단 초부터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다”며 “그 뒤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속구 스피드가 최고 144~145km/h 정도 나오는데, 그 이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대주”라고 소개했다.
한편, ‘투수 조련사’ 이 감독 눈엔 전용주의 장점만 보이는 건 아니다. “연투 능력이 아직 미흡한 듯싶다. 최근 2군 등판(5월 13일)이 그랬다. 그간 잘 던지다 올해 첫 연투였는데 덜컥 3점을 내줬다.” 이 감독의 시선이다.
전용주는 13일 등판 전까진 올 시즌 2군 5경기에 등판해 5.1이닝을 던져 2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첫 연투 뒤론 평균자책이 4.76으로 치솟았다.
다만, 이 감독은 “전용주에게 지금 당장 ‘필승조’ 역할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며 ‘연투 능력 부족이 1군 콜업 걸림돌은 아니’라는 걸 시사했다.
14일 기준, KT 28인 엔트리엔 좌완 투수가 외국인 선발 웨스 벤자민, 불펜 조현우 둘뿐이다. 이에 KT 관계자는 “현시점 조현우가 KT 불펜에서 홀로 ‘왼손’을 맡고 있다”며 “전용주의 합류는 팀 운용에 더 많은 옵션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랜 가뭄 끝에 드디어 단비가 내리는 걸까. ‘갈 길이 먼’ KT가 콜업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그 가운데, ‘무명’ 전용주가 KT 좌완 새 얼굴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