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LG 트윈스가 11월 1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T 위즈를 15대 4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3승(1패)을 선점한 LG는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더욱더 가까워졌다.
이날 승리엔 1회 초부터 선제 투런을 때려 기선제압에 성공한 베테랑 타자 김현수, 그리고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동안 1실점 역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된 좌완 영건 김윤식의 역할이 컸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김윤식은 “팀 승리에 내가 한몫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오늘 잘 던질 수 있었던 건 1회 초부터 터진 (김)현수 형의 홈런 덕분”이라고 웃었다.
그런데, 수훈선수로 함께 자리한 김현수가 ‘띠동갑’ 후배를 향해 곧바로 고갤 저었다.
“(김)윤식이가 ‘한몫’했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10명 이상의 몫을 해낸 거다. 윤식이는 가을에 특히 정말 잘 던진다. 오늘 경기는 윤식이 덕분에 팀이 이길 수 있었다.” 김현수의 극찬이다.
‘가을 사나이’ 김윤식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이어 5.2이닝 1실점 투구만 두 차례 연속으로 해냈다. 2022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 상대로 선발 등판해 5.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것.
그때를 떠올린 김윤식은 “작년보다는 확실히 긴장감이 덜했다. 그동안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오늘은 다소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했다.

사실 LG는 전날 3차전에만 불펜 7명을 투입하면서 필승조 운영에 대한 고민에 빠졌던 상황. 그 와중에 김윤식이 5.1이닝을 깔끔하게 소화하면서 팀의 걱정을 한결 덜어주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이 묻자, 김윤식은 “2이닝이든 3이닝이든 가능한 한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했다”며 “마운드 위에서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하면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싶다”고 밝혔다.
한편, 1회 초 선제 투런포를 포함해 2안타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김현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선 올해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치는 등 부진했기 때문. 특히 전날 3차전을 언급한 김현수는 “어제 팀 동료들이 잘해서 조용히 묻어갈 수 있었다. 가을야구 앞두고 항상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올해는 다르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느낌이 계속 좋았다”고 힘줘 말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3승 1패로 우승 트로피 탈환까지 단 1승만은 남겨뒀다. 김현수는 이와 관련해 아픈 기억이 있다. 2013년 두산 베어스 소속 때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 상대로 3승 1패로 앞섰다가 5차전부터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한 것.
이에 김현수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우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뒤가 없는 팀처럼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시리즈를 향해 각오를 불태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