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함께한 음바페의 '본디 드림스' 행사 (사진=음바페 SNS)
나이키와 함께한 음바페의 '본디 드림스' 행사 (사진=음바페 SNS)

 

[스포츠춘추]

“나는 축구공에서 태어났다.”

2020년 발간된 만화책 '내 이름은 킬리안'에서 주인공 킬리안 음바페는 축구공 모양의 알에서 부화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상상의 산물이 아닌, 음바페와 그의 가족이 철저히 계산된 전략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더모트 코리건 기자는 최근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앞두고 그의 독보적인 상업적 파워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코리건 기자에 따르면, 음바페의 성공 스토리는 축구장 안팎에서 동시에 쓰여지고 있다.

음바페는 프랑스 파리 외곽의 빈민가 출신으로 월드컵 우승을 이끌고, 파리 생제르맹의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이제 꿈에 그리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경기장 밖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최근 출간된 전기 '레볼루션 음바페'의 공동 저자인 장-밥티스트 게건은 "킬리안 음바페는 축구장에서의 성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한다. 게건은 "그의 이야기는 축구장 밖에서 시작됐다. 자신의 채널과 미디어를 완벽히 통제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파트너와 스폰서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신성들이 유명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음바페의 커리어는 항상 가족이 관리해왔다. 아마추어 선수 출신인 아버지 윌프리드가 축구 관련 업무를, 프랑스 최상위 리그에서 핸드볼을 했던 어머니 파이자가 이미지와 상업 활동을 담당했다.

2017년, 모나코에서 뛰던 10대 시절 음바페는 'KEWJF'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킬리안(Kylian), 에단(동생 Ethan), 윌프리드(아버지 Wilfried), 지레스(Jires, 입양한 형), 파이자(어머니 Fayza)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이 회사는 모든 상업 및 마케팅 계약을 관리하며, 음바페의 이미지를 철저히 통제한다.

음바페 가족의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 어린 시절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티에리 앙리 등 롤모델들의 인터뷰를 연구했고, 14살 때는 이미 자신을 "세계 최고의 젊은 선수"로 소개하는 타임지 표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나이키와는 10살 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19살에 스위스 시계 브랜드 위블로와 계약했다. 21살에는 EA 스포츠 FIFA 비디오게임 시리즈 최연소 커버 스타가 됐다. 오클리, 소라레, 디올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스티브 마틴 MSQ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는 “많은 것을 거절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특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어떤 브랜드와의 계약이라도 간절히 원하지만, 음바페는 달랐다. 그는 확실히 올바른 것만을 선택한다. 로고에 휘감겨 있지 않고, 매주 화보 촬영을 하지도 않는다."

2022년 여름, 음바페는 자신의 제작사 '제브라 밸리'를 설립했다. 스포츠, 음악, 예술, 기술, 청년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 회사는 NBA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게건은 "음바페는 Z세대에 속한다. 그의 롤모델은 축구 선수도 있지만 NBA 선수들도 있다”이라며 "소셜 미디어가 있는 그는 더 이상 언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는 권력의 균형을 바꾼다. 그는 다른 축구 선수들과는 다르다. 축구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음바페의 상업적 성장은 눈부시다. KEWJF의 매출은 2021년 1220만 유로(약 170억 원)를 기록했고, 지난해 포브스는 이 수치가 2000만 달러(약 2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음바페는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았다. 2018년 월드컵 우승 상금 35만 유로(약 5억 원)를 장애 아동 스포츠 자선단체에 기부했고, 2020년에는 자신의 수입 30%를 기부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이러한 사회 공헌 활동은 그의 상업적 파트너십과도 연결된다. 나이키와의 의류 라인은 '본디 드림스'라는 이름으로 그의 고향을 강조했고, 오클리와의 계약은 시력이 약한 아이들을 위한 자선 활동과 연계됐다.

마케팅 에이전시 투 서클스의 가레스 발치 CEO는 "음바페는 자신이 믿는 대의를 위해 나서면서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전달한다"며 "이는 그의 엄청난 팔로워들을 더욱 열광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스페인 라리가의 글로벌한 영향력은 그의 가치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마드리드와의 이미지 권리 협상에서도 음바페 측은 80%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얻어냈다고 알려졌다.

KIN 파트너스의 사이먼 올리베이라 전무는 "레알 마드리드와 음바페는 브랜드 협업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선별적이고 프리미엄 브랜드와 주로 일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많은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건은 "이제 그가 정말로 펠레, 마이클 조던, 로저 페더러, 타이거 우즈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지 확인할 차례"라며 "그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축구공에서 태어났다는 소년은 이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슈퍼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펼쳐질 그의 새로운 챕터가 어떤 모습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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