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플렉센(사진=MLB.com 중계화면)
크리스 플렉센(사진=MLB.com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2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4일(현지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 13으로 패배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7번째로 20연패를 기록한 팀이 됐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 크리스 플렉센이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패배로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세운 아메리칸리그 최다 연패 기록(21연패)에 1패 차로 다가섰다. 내셔널리그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최다 연패 기록은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세운 23연패다.

이번 시즌 27승 87패를 기록 중인 화이트삭스는 7월 10일 미네소타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3대 1로 승리한 이후 약 한 달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20연패 동안 48점을 뽑는데 그친 반면 131점을 허용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에서는 2회말 미네소타에 6점을 헌납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선발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2회 2사까지 8실점(6자책)하고 강판당했다. 로이스 루이스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7안타와 3볼넷을 허용했다.

플렉센은 경기 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페드로 그리폴 감독은 "20연패는 고통스럽고 최악이다. 하지만 이를 뒤로하고 내일 경기에 프로답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는 8회 7대 10까지 추격했으나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이날 기록한 7득점과 12안타는 연패 기간 중 가장 많은 수치였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매일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는 이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3연전을 치른다. 오클랜드전에서도 패배를 거듭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오명을 남기게 된다.

현재 화이트삭스의 승률은 0.237로, 이대로라면 시즌 38승 124패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899년 내셔널리그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가 기록한 20승 134패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패배 수다.

한편 이날 승리를 거둔 미네소타는 62승 48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 자리를 지켰다. 미네소타의 로코 발델리 감독은 "상대팀의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화이트삭스의 부진은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머물렀고, 7월 들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7월 11일부터 시작된 연패는 8월 초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후반 집중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7회에만 44점 차, 8회에는 43점 차로 상대에게 밀리는 등 경기 후반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승률 0.500 미만 60경기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화이트삭스다. 남은 시즌 동안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화이트삭스의 다음 3연전 상대인 오클랜드 역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달리고 있어, 양 팀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화이트삭스로서는 연패 탈출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연패가 이어진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만약 오클랜드전에서도 3연패를 당한다면, 화이트삭스는 다음 상대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23연패)을 세우게 된다. 같은 도시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이런 기록을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화이트삭스 구단과 선수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심하고 있다. 그리폴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기본에 충실한 야구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팀에는 여전히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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