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혐오 표현으로 논란이 된 제런 듀란(사진=MLB.com 중계화면)
동성애 혐오 표현으로 논란이 된 제런 듀란(사진=MLB.com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제런 듀란이 11일(현지시간) 홈경기에서 팬을 향해 동성애 혐오 발언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사건은 이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보스턴이 2대 10으로 크게 뒤진 6회말, 듀란의 타석 때 발생했다. 당시 듀란은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한 상황이었다.

홈플레이트 뒤 관중석에서 한 팬이 "테니스 라켓! 테니스 라켓! 테니스 라켓이 필요해!"라고 외치자 듀란은 그 팬을 향해 "닥쳐, XX(동성애 혐오 욕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계방송을 통해 그대로 전파됐다.

경기 후 듀란은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오늘 경기 중 팬에게 대응하면서 정말 끔찍한 단어를 사용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긴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다"고 밝혔다.

이어 "레드삭스 조직 전체와 더 중요하게는 LGBTQ 커뮤니티 전체에 사과드린다"며 "우리의 어린 팬들이 나를 롤모델로 여겨야 하는데, 오늘 밤 나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듀란은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과 팀 동료들을 교육하고 인격적으로 성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레드삭스 구단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제런의 사과에 동감하며, 특히 LGBTQ 커뮤니티에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직원, 선수, 코치, 스태프들에게 포용성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듀란은 이날 경기 전 '열정과 투지상' 수상자로 선정돼 시상식을 가진 바 있다. 이 상은 각 팀에서 "게임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야구의 가치와 정신, 전통을 가장 잘 구현하는 선수 1명"에게 수여된다.

지난달에는 올스타전 MVP로 선정되는 등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던 듀란이었다. 그는 올 시즌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에 143안타로 팀 내 안타 1위를 기록 중이다.

ESPN은 이번 사건으로 듀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 애슬레틱의 젠 맥카프리 기자는 "이번 사건이 듀란의 선수 생활에 오랜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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