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신인 지명을 하고 있다. 사진 | WKBL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신인 지명을 하고 있다. 사진 | WKBL

[스포츠춘추]

“일본 선수 1명 쓰는 것 보다 신인 1명을 더 뽑아 키우는 게 낫다.”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은 아시아쿼터 일본 선수 2명을 뽑지 않고, 신인 3명을 지명했다. 어린 선수에 기회를 주고, 가능성을 체크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3명을 지명했다. 3라운드까지 지명권을 소모한 팀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뿐이다. 하나은행이 1라운드 4순위로 황윤서(18·선일여고·182㎝)를, 2라운드에선 이은서(18·법성고·173㎝)를 지명했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도 김연진(18·숙명여고·177cm)을 호명하며 지명권을 행사했다.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지명한 3명의 신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WKBL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지명한 3명의 신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WKBL

하나은행은 행운의 4순위 지명권을 확보해 기분 좋게 신인 드래프트에 들어갔다. 지난 2023~2024 신인 드래프트 당시 BNK와 지명권 트레이드에 합의했고, BNK 대신 2그룹으로 분류돼 5%의 3순위 추첨 확률을 가져갔다. 2그룹 4개 팀(KB, 삼성생명, 우리은행, 하나은행) 중 최저 확률이고, 현실적으로 6순위 지명권이 하나은행에 돌아갈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2그룹 추첨에서 KB에 이어 두 번째 구슬이 나왔고, 하나은행은 4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그 결과 이 감독은 좀 더 원했던 선수였던 황윤서를 품게 됐다. 뿐만 아니라 2명의 선수를 더 뽑았다. 이 감독은 “사실 6순위였으면 좀 어려웠을 텐데 좀 나은 상황이 됐다”면서 “이번 드래프트에서 3명을 뽑으려고 했다. 아시아쿼터에서 한 명만 선발했는데 이번 드래프트에서 3명을 뽑기 위함이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를 하려고 일본에 갈 때부터 그렇게 정했다. 구단에서도 국내선수를 지명해 미래를 더 보자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에 아시아쿼터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이지마 사키. 사진 | WKBL
하나은행에 아시아쿼터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이지마 사키. 사진 | WKBL

하나은행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BNK 우승에 힘을 보탰던 이이지마 사키만 지명했다. 이 감독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1명 더 뽑아도 제대로 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어떤 선수라도 내 스타일 상 5~7분 정도 밖에 투입하지 않을 거 같았다”면서 “그런 선수를 연봉 1억원 주고 쓰는 것보다 국내 신인 1명을 더 뽑아 기회를 주는 게 팀의 미래를 위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WKBL 신인 선수의 첫 시즌 연봉은 3000만원이다. 아시아쿼터 일본 선수 연봉의 1/3도 되지 않는다. 효율과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하나은행과 이 감독의 선수단 운영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 2025~2026시즌 개막도 11월 16일로 한달 정도 늦춰졌다. 어린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준비할 시간도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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