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이다연(28·메디힐)이 강력한 상대인 호주교포 이민지(29·하나금융그룹)와의 대회 연장 리턴매치에서 이번에는 웃었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파72·681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18번 홀까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이다연과 이민지는 2년 만에 다시 연장전에서 만났다. 1차 연장에서 파로 비긴 둘의 승부는 2차 연장에서 갈렸다. 이다연의 4m 버디 퍼트가 홀컵을 맞고 튀어나왔다. 아쉬움 섞인 탄식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민지가 이다연 보다 짧은 2m 파 퍼트를 실패했다. 이다연과 이민지의 명암이 엇갈린 순간이다.

이다연은 2년 만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상금 2억7000만원도 가져갔다. 2023년 9월 이 대회에서 8승을 거둔 뒤 2년 만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한국여자오픈 등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만 3승을 거뒀다.

이다연은 “연장 첫 홀 티샷을 하면서도 ‘이 순간 내가 여기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연장까지 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라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우승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마음으로 임했는데 우승까지 이어저 꿈만 같고, 감사하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민지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이다연은 “2023년 연장 우승 순간이 겹쳐 느껴져서 더 울컥했다. 언니에게 ‘이번에는 안 울려고요’라고 했더니 ‘울어도 돼’라고 해주셨다. 평소 존경하고 닮고 싶은 언니와 연장 승부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올해 ‘도전’이다. 가장 큰 목표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다음주 열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를 잘 준비해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5일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열린다.

한편 이민지는 마지막 퍼트 실패로 또 아쉬운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1년,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연장패배다. 1~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박혜준은 3타를 잃고 유현조(20·삼천리)와 공동 3위(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 3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8·하나금융그룹)는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날 역시 4타를 잃으며 공동 44위(8오버파 296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