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건우가 23일 KIA전에서 인생투를 펼쳤다. 사진 | SSG랜더스
SSG 김건우가 23일 KIA전에서 인생투를 펼쳤다. 사진 | SSG랜더스

[인천=스포츠춘추]

대체 선발이 아니었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절대 에이스와 같았다.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SSG 좌완 투수 김건우(23)가 인생투를 펼쳤다.

김건우는 23일 인천 KIA전에 선발등판해 5.1이닝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종전 3월 27일 롯데전 7개)을 기록하며 시즌 4승(4패, 2홀드)째를 기록했다. 3위 굳히기를 노리는 SSG도 70승(4무62패)을 채웠다.

이날 김건우는 1회부터 자신있게 공을 뿌렸다. 윤도현, 박찬호, 김선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 1사 1루에서도 김호령, 한준수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와 4회에도 탈삼진을 각각 1개, 2개를 추가한 김건우는 5회 오선우, 김호령, 한준수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6회 선두타자 정해원도 삼진으로 잡은 김건우는 4회 김선빈부터 시작해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민에 2루타를 맞으며 노히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SSG는 바로 이로운을 교체투입했다. 경이적인 김건우의 탈삼진 퍼레이드를 지켜본 홈팬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김건우의 이름을 연호했다.

SSG 김건우가 23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사진 | SSG랜더스
SSG 김건우가 23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사진 | SSG랜더스

이날 김건우는 최고 구속 149㎞를 기록했고,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를 섞었다. 변화구 제구까지 절묘하게 되는, 시쳇말로 긁히는 날이었다. 김건우를 상대로 KIA 선발 9명 전원 모두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SSG 이숭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건우가 몇 개의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지 않다. 1승이 중요하다. 내일(24일) 선발인 (최)민준이까지 불펜에 대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 3시즌 통산 3승, 그것도 올시즌 거둔 게 전부인 김건우였던 만큼 이 감독은 불펜 총동원을 예고했다. 하지만 김건우는 보란듯이 탈삼진 쇼를 펼쳐 보였다.

에레디아가 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 | SSG랜더스
에레디아가 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 | SSG랜더스

이 감독의 걱정과 달리 김건우의 5.1이닝 역투 속에 6회부터 SSG 불펜이 가동됐다. 필승조 이로운, 김민, 조병현만 이어던지며 팀과 김건우의 승리를 지켜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지훈도 각각 5회와 6회 투런포를 터트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KIA 선발 김태형도 이날 4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했지만, 5회 에레디아에 투런포를 맞은 공 한 개가 아쉬웠다. 이날 패배로 2연패를 당한 KIA는 62승4무71패를 기록, 8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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