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르윈 디아즈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사진=삼성)
삼성 르윈 디아즈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사진=삼성)

[스포츠춘추=고척]

50홈런에 도전하는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를 향한 박진만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홈런을 의식하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것"이라는 박 감독의 우려가 무색하게, 찬스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는 해결사 능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4대 2로 이겼다. 삼성은 초반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2회에는 김지찬이 홈스틸을 감행했지만, 투수 정현우의 빠른 대처로 아웃됐다. 득점 실패 후 다음 이닝에 바로 어준서의 적시타로 선취점까지 내줬다.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회 선발 가라비토를 이어 등판한 삼성 이재익은 1.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삼성)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회 선발 가라비토를 이어 등판한 삼성 이재익은 1.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삼성)

답답한 공격 흐름이 이어지다 삼성 쪽에 행운이 찾아왔다. 5회초 2사 1루에서 구자욱의 플라이 타구가 높이 떠올라 천장 근처까지 향했고, 타구를 놓친 키움 수비수들 사이로 떨어지면서 2루타가 됐다. 1대 1 동점. 이어 디아즈가 역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삼성이 2대 1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7회초엔 달아나는 점수가 나왔다. 선두 김성윤이 키움 구원 오석주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키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말 어준서가 삼성 이승현을 상대로 1점 홈런을 작렬해 다시 3대 2 한 점차가 됐다.

삼성 김성윤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서 7회초 1점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삼성)
삼성 김성윤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서 7회초 1점홈런을 기록했다. (사진=삼성)

추가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 여기서 디아즈가 다시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9회초 이재현의 볼넷과 상대 실책으로 잡은 주자 1, 3루 찬스. 디아즈는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끈질기게 파울로 커트하며 버틴 끝에, 7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쪽으로 큼직한 타구를 날려 보냈다. 펜스 최상단에 맞고 떨어진 2루타. 조금만 높게 날아갔다면 50홈런이 될 뻔한 디아즈의 한 방으로 4대 2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삼성은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려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4대 2 삼성의 승리. 삼성은 이날 경기 승리로 시즌 73승 2무 67패를 기록했다. 3위 SSG 랜더스와의 격차가 1.5경기로 줄어들며 준PO 직행에 대한 희망을 되살렸고, 동시에 5위 KT 위즈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이날 삼성 타선은 10안타 5사사구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활발히 출루했다. 디아즈가 3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김성윤과 김영웅, 류지혁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선발 가라비토가 3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빠르게 교체됐지만, 1.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이재익을 비롯해 7명의 불펜투수가 올라와 승리를 지켰다. 

키움은 도합 4안타 4사사구로 빈타에 시달렸다. 어준서가 추격의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팀이 패배하며 활약이 빛바랬다. 선발 정현우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조기 강판당했고, 두번째 투수 김선기가 1.2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삼성 류지혁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후 코치와 세리머니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삼성 류지혁이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후 코치와 세리머니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승장 박진만 감독은 ""초반 찬스에서 득점을 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는데,  디아즈가 5회 역전타를 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라며 아쉬웠던 초반 흐름을 뒤집었던 순간을 되짚었다. 이어 "7회에 나온 김성윤의 솔로포는 결국 승리를 지키는 점수가 됐다. 홈런이 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디아즈가 9회에도 쐐기를 박는 타점을 내줬다"며 두 타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불펜진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박 감독은 "불펜진이 최소 실점 경기를 잘 지켜줬는데, 특히 5회 1,2루 위기에서 배찬승이 삼진을 잡아낸 순간이 흐름을 지켜낸 장면"이라며 중요상황에서 실점을 막아낸 배찬승을 치켜세웠다.

삼성 디아즈는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디아즈가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났다. (사진=스포츠춘추 박승민 기자)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한 디아즈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시즌 막바지이고,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항상 팀 승리에 도움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최근 뜨거운 타격감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50홈런을 앞둔 디아즈에 관해 "홈런을 의식하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빨리 50홈런을 치고 타점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걱정은 기우였다. 디아즈는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상황마다 적시타를 때려내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홈런 욕심에 큰 스윙으로 일관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팀 득점을 우선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타석 홈런성 타구가 2루타로 판정받았을 때도 아쉬워하기보단 크게 웃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디아즈는 "맞았을 때 펜스까지 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다는 생각에 제스처를 크게 했다"면서 "외야수들이 뒤로 가길래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펜스라도 맞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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