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2차전 패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호준 NC 감독. (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WC 2차전 패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호준 NC 감독. (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대구]

NC 다이노스의 가을은 짧았다. 하지만 그 끝엔 박수가 어울렸다.

NC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0-3으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 문턱에서 멈췄다.

경기 내용은 안타까웠다. 선발 로건 앨런은 6이닝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특히 1회 사사구로 흔들렸던 그는 이후 16타자 연속 범타를 처리하며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몫을 해냈다. 하지만 득점은 끝내 없었다.

NC 타선은 이날 삼성 투수진을 상대로 5안타를 만들어냈지만, 끝내 홈을 밟지 못했다. 반면 삼성은 단 1안타로 승리를 챙겼다. 사사구 5개를 발판 삼은 점수였다. 이는 KBO 포스트시즌 역대 최소 안타 승리 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NC는 로건의 투혼에 이어 불펜도 고군분투했지만, 8회말 김성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쐐기점을 내주며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로건이 7일 호흡을 맞춘 포수 김정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TVING 중계화면 캡처)
로건이 7일 호흡을 맞춘 포수 김정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TVING 중계화면 캡처)

경기 후 이호준 NC 감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핑계를 대자면 비로 인해 경기가 45분 늦어지며 로건이 초반에 흔들렸다. 그래도 2회부터는 잘 잡아줬다. 아쉽긴 하지만, 고맙다”고 말했다.

믿었던 대타 전략도 아쉽게 빗나갔다. 삼성 선발 원태인에 강했던 오영수(올 시즌 타율 0.666)와 박건우(통산 타율 0.457)를 각각 4회와 6회에 대타로 투입했지만, 결과는 침묵이었다. 이 감독은 “오영수는 원태인 상대 타율이 좋아 일찍(4회) 투입했다. 박건우는 6회 찬스에서 한 점이 간절했기에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반, 필승조 김영규와 김진호가 나오지 못한 데에는 부상 여파가 있었다. 이 감독은 “영규는 어깨 통증, 진호는 허리 부상 여파가 있었다. 그래도 침 맞고 마운드 대기했다더라”며 선수들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했다.

비록 와일드카드에서 멈췄지만, NC는 시즌 막판 9연승으로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이호준 감독은 “초보 감독으로 시즌을 시작하며 순위보다 팀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NC만의 색깔을 진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선 만족한다”고 돌아봤다. NC는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쉼없이 뛰는 발야구로 프로야구 판도를 흔들었다.

가을야구에서 느낀 점도 있었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뎁스(선수층)’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부상이나 체력 저하에 대비할 수 있는 백업이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년에는 더 두터운 뎁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NC는 주전 외야수 박건우와 내야수 박민우가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가을야구를 치렀다. 주전 포수 김형준도 WC 1차전 도중 부상으로 아웃됐다.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팀이 정말 꽉 뭉쳤다. 경기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모습을 봤다. 이런 팀을 만들고 싶었는데 좋은 부분들이 나왔다.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년엔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자신들만의 색’을 입히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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