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5가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사진=지스타 조직위원회)
지스타 2025가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사진=지스타 조직위원회)

[스포츠춘추]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 2025’가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올해 행사는 단순한 신작 전시회를 넘어 한국 게임 리그의 판세를 뒤흔들 '시즌 분수령'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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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 라인업 발표...엔씨는 공격, 넥슨은 휴식, 펄어비스는 원정

이번 지스타의 ‘주전 명단’에는 큰 변화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사상 첫 메인 스폰서로 나서며 공격 포지션의 선봉장을 맡았다. 300부스 단독 참가라는 초대형 전력 배치로 최근 부진했던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핵심 전력은 다음달 19일 출시되는 신작 '아이온 2'. 확률형 아이템과 자동 전투를 과감히 배제하고 '멤버십·시즌패스'라는 새로운 전술을 도입했다. '리니지' 시절의 롱볼 축구에서 패스 중심의 빌드업 전술로의 전환, 즉 체질 개선을 선언한 셈이다.

반면 넥슨은 이번 시즌 휴식을 택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마비노기 모바일'을 통해 이미 해외 시장에서 굵직한 공격 포인트를 쌓은 만큼 국내 경기보단 글로벌 원정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펄어비스 역시 해외 원정 로드맵을 이어간다. '붉은사막'을 앞세워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대회에 연달아 출전하며 해외 팬덤을 확보하는 장기전 전략을 구사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메인 리그 대신 'AGF 2025'라는 서브컬처 컵 대회에 나서 팬덤 기반의 IP 마케팅에 집중한다.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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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치로 본 경기력...양보다 질의 시즌

올해 지스타의 규모는 3010부스로 지난해(3359부스)보다 약 10% 줄었지만 참가 팀들의 전술은 더욱 정교해졌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중심으로 기존 팬층을 겨냥한 이벤트를 강화하며 확실한 홈 어드밴티지를 노린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와 멀티플랫폼 확장을 통해 9년 연속 출전이라는 꾸준한 리그 성적을 이어간다.

입장권은 1만8000원으로 인상됐지만 업계는 "이제는 관중 수보다 경기력으로 승부하는 시즌"이라며 양적 성장보다 '콘텐츠 퀄리티' 회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크래프톤
크래프톤

■ 새로운 전술 키워드...'이야기'와 '인디'

이번 지스타의 메인 테마는 '내러티브', 즉 스토리 전술이다.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발더스 게이트 3'의 제이슨 라티노 등 세계적인 감독(연사)들이 '전술 클리닉' 무대에 오른다.

한때 '시스템 플레이' 중심이던 K-게임이 이제는 서사와 감정선이 살아 있는 드라마 축구로 옮겨가는 셈이다. 

또한 '인디 쇼케이스'는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돼 거대 자본의 팀플레이 속에서도 창의적 개인기와 실험정신이 주목받고 있다.

■ K-게임 리그의 다음 20년, 부산에서 시작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이번 지스타는 한국 게임 산업이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팀들의 전략이 엇갈리는 지금 '지스타 2025'는 단순한 축제가 아닌 K-게임 리그의 재편 무대다.

누가 살아남고 누가 다음 시즌을 지배할까. 올해 부산은 그 답을 써내려갈 최고의 경기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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