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혼인 관계가 과거 사업 확장의 수단이었던 ‘정략결혼’에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거나 서로를 잘 이해하는 재계 및 일반인과의 혼맥으로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지정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81곳의 총수일가 380명을 조사한 결과, 과거에는 정·관계와 사돈을 맺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00년 이전에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24.2%가 정·관계와 혼맥을 형성했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그 비중이 7.4%로 16.8%포인트나 급감해 눈길을 끈다.
이러한 경향은 세대를 거듭하며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오너 2세의 정·관계 혼맥 비중이 24.1%에 달했지만, 오너 3세는 14.1%, 오너 4~5세는 6.9%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재계 간 혼맥 비중은 2000년 이전 39.2%에서 2000년 이후 48.0%로 8.8%포인트 확대됐다. 일반 가계(연예인 포함)와의 혼맥 비중 또한 2000년 이전 24.6%에서 2000년 이후 31.4%로 6.8%포인트 늘었다.
오너 세대로 보면, 오너 2세의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34.5%였지만 오너 3세는 47.9%, 4~5세는 46.5%로 증가 추세다. 일반 집안과의 혼맥 역시 오너 2세 29.3%, 3세 23.3%, 4~5세 37.2%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룹 간 혼맥 연결도를 보면, LS그룹이 가장 많은 7개 대기업과 혼맥을 맺고 있었다. LS는 두산, 현대자동차, OCI, BGF, 삼표, 사조, 범(汎)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과 연결된다.
이어 LG와 GS가 각각 4개 그룹과 혼맥을 형성했다. LG는 DL·삼성·GS·두산과 연결됐으며, GS는 LG·삼표·중앙·태광과 이어졌다. 이밖에 현대자동차·태광·BGF·삼표 등은 각각 3개 그룹과 혼맥을 맺고 있다.
이러한 혼맥도의 변화는 과거에는 정·관계와 혼맥이 사업에 보탬이 됐으나, 최근에는 정치권과의 연이 감시와 규제 리스크에 더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