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스탤란티스코리아의 2025년 최고의 기대주는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다. SUV 인기에 올라탈 수 있는데다 적당한 사이즈 여기에 가격까지 잘 뽑아 그야말로 ‘팔릴 만한 차’로 2024년부터 회자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전장 4545mm에 축거 2730mm는 국내 준중형 대표 주자인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차 투싼보다는 작지만 폭스바겐 티구안 등과 비교하면 붙어볼 만한 크기다. 아울러 배기량 1.2L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미션으로 134마력을 발휘해 세금도 적은데다 출력도 튼실하게 채웠다. 무엇보다 푸조 3008의 독특한 내외관 디자인은 전체 라인업 가운데에서도 눈에 띌 뿐 아니라 이 차급 전체로 놓고 살펴봐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과거에는 프랑스식 자동차 디자인은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푸조 3008은 납득이 가는 ‘멋진 디자인’이다.

SUV다운 듬직한 차체 외관과는 달리 전후 램프나 휠, 그리고 그릴과 윈도우 형태는 손에 베일 듯이 날카롭다. 특히 푸조 3008의 백미는 인테리어 디자인인데, 이전 세대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디테일한 부분에 새로운 터치를 가미해 색다른 맛을 냈다. 무엇보다 시트 디자인이 상당히 멋진데, 헤드 레스트에 음각으로 새긴 푸조 엠블럼과 엠보싱 패턴을 새겨 세련미를 부여했다. 공간도 넉넉하다. 2열 무릎공간이나 588L까지 키운 트렁크 공간도 꽤 쓸만하다.
호쾌한 가속력, 트집잡을 곳 없다

항간에는 ‘4천만원대 중반인 수입 SUV가 배기량 1.2L 엔진에 3기통이라고?!’라는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수백km 이상 시승을 해본 결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푸조 3008은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나오며 15.6Kw 전기모터를 변속기에 장착했다. 엔진에는 터보자처를 더해 배기량을 뛰어넘는 가속력을 발휘했다. 푸조 3008의 파워유닛은 말 그대로 ‘쉽게 볼 만’하지 않다. 푸조는 수십년간 WRC(월드 랠리 챔피언십)와 24시간 내구레이스 등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다져진 강력한 노하우가 쌓인 회사다.
다양한 환경에서 격한 시승을 해보니 전기모터 출력은 다소 미약했지만 매우 효율적이며 적시적소에 빛을 발한다. 푸조 3008 공차중량은 1655kg(시승차 GT트림 기준)인데 무게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을 정도. 무엇보다 민감한 핸들링에 주행간 내내 만족스러웠다. 이전 308이나 208 등 콤팩트 타입의 해치백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3008 역시 날카롭고 빠릿한 주행감각을 발휘했다.
좋은 차의 기준은 가속력보다 제동력일 터. 푸조 3008은 이 부문에서도 만족스러웠다. 공차 상태에서 급격한 제동 그리고 회전 구간에서의 엔진 회전수를 제어시키며 제동하는 능력에서도 푸조 3008은 출중한 성능을 냈다. 무엇보다 마치 코너를 찌르는 듯이 파고 드는 강렬한 주행상황에서도 차의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푸조 3008의 핸들링 감각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됐는지 보여준다.

스탤란티스코리아 방실 대표는 “푸조 3008은 가장 살만한 매력적인 디자인 SUV”라고 소개한 바 있다. 회사는 ‘잘생긴 디자인’에 방점을 찍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승 후 남은 기억은 푸조 3008의 ‘민첩한 몸놀림’이었다.
다만 푸조 3008은 갈 길이 멀다. 여전히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중고차 감가 방어능력, 부족한 AS 네트워크, 인증중고차 부재 등은 방실 대표가 풀어야 할 문제다.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푸조 3008은 홀대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감각적인 핸들링이나 산뜻한 디자인만 놓고 보자면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차 투싼 보다 후한 점수를 받기에 부족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