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CJ그룹이 최근 조직 개편 및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에게 그룹의 미래와 글로벌 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을 부여하며 경영 체제 강화에 나섰다. 이는 이 회장의 성과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그룹의 중기 비전 달성과 대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주사 ㈜CJ의 조직 개편 과정에서 기존 미래기획실장에서 미래기획그룹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 그룹장은 그룹의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수립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DT) 및 신수종 사업 발굴을 직접 이끌며 그룹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선호 그룹장, ‘미래’와 ‘DT’ 키워드에 집중
이 그룹장이 총괄하는 미래기획그룹은 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과 신사업 부문 강화의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이 그룹장은 CJ제일제당 재직 시절 K-푸드의 글로벌 사업 대형화와 미국 슈완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의 해외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며 전문성을 발휘할 예정이다. 여기에 바이오 사업관리팀장 경력을 활용해 바이오와 소재 결합 등 유망 분야의 신기술 기반 사업 추진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 그룹장의 지주사 내 위상 확대가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 승계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내다본다. 그룹이 지주사 조직을 포트폴리오전략, 미래기획 등 핵심 기능 중심으로 ‘그룹’ 단위로 격상한 것은 이 그룹장 중심의 미래 전략 체제를 구축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당면한 문제 극복 위한 생존 전략의 일환”
CJ그룹의 이번 파격적인 세대교체 인사는 국내 경기 침체와 내수 시장의 한계라는 외부 환경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식품·유통·문화 등 주요 사업 부문에서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그룹은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과 ‘미래 기술’로의 사업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K-푸드와 K-컬처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 그룹 성장의 유일한 돌파구인 상황에서 기존의 보수적인 연공서열 중심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해외 트렌드와 경쟁사의 빠른 움직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0대 영 리더 및 DT 전문 인재들을 전진 배치한 것은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와 민첩성을 극대화하고, 그룹 전반의 비효율을 제거해 글로벌 리스크와 경기 침체에 대비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한마디로, 이번 인사는 ‘미래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한 ‘조직 혁신’이라는 수단을 과감히 선택한 생존 전략인 것이다.
‘세대·성별 파괴’ 이재현식(式) 인재관 재확인
이 회장의 인사는 나이·연차·직급에 상관없이 성과와 잠재력을 최우선하는 원칙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 그룹장 역할 확대와 더불어 CJ그룹은 조직 전체의 혁신을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30대 임원(경영리더) 5명이 신규 발탁됐으며, 신임 경영리더 승진자 중 1980년대 이후 출생자 비중이 45%에 달했는데,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젊고 유능한 인재를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려는 의도다.
또한 신임 경영리더 중 여성 인재 비율이 27.5%를 차지하며 조직 내 다양성을 확대한 것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그룹 전체 여성 임원 비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으며, 특히 여성 고객층이 핵심인 CJ올리브영 등에서는 여성 임원 비율이 과반을 넘어서며 사업 전문성을 극대화시켰다.
CJ그룹은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정기 임원 인사에 앞서 선제적으로 단행하는 등 책임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고, 젊고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초격차 달성이라는 이 회장의 중기 목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