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2023년 찾아올 KBO리그의 굵직한 이슈 하나는 바로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 도입이다. 외국인 선수 3명을 총 최대 400만 달러 샐러리캡 안으로 계약하는 과제가 구단들에 주어질 전망이다.
물론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 일부 구단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지방 구단들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비슷한 금액이라면 지방보단 수도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까닭이다.
모든 구단이 동일한 한도 내에서 지출하는 샐러리캡 제도 자체가 외국인 선수 수급에 있어 불공정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단 지적이 쏟아진다. 결국, 신규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 제한은 유지하는 선에서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이미 '400만 달러' 육박한 삼성 외국인 삼총사 몸값, 재계약이 벌써부터 난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샐러리캡 도입으로 외국인 선수 재계약 과정이 수월하지 않을 수도 있단 점이다.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도입을 두고 가장 걱정인 구단은 바로 삼성 라이온즈다. 2022시즌 삼성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맹활약을 펼치는 까닭이다.
2022시즌 삼성 소속 외국인 선수인 데이비드 뷰캐넌(19경기 등판 6승 8패 평균자책 3.37), 앨버트 수아레즈(22경기 등판 4승 7패 평균자책 2.68), 호세 피렐라(101경기 출전 타율 0.339 19홈런 73타점) 모두 팀 주축 선수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부분 구단이 시즌 중반 외국인 선수 교체를 두고 고민했지만, 삼성엔 그런 고민은 전혀 필요 없었다.
오히려 2023시즌 외국인 선수 3명과 전원 재계약을 할 수 있을지가 삼성의 큰 고민거리다. 2022시즌 뷰캐넌은 총액 17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110만 달러·인센티브 50만 달러), 피렐라는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인센티브 40만 달러), 수아레즈는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미 2022시즌 삼성 외국인 선수들의 총 계약 액수만 390만 달러다. 400만 달러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될 경우 세 선수를 모두 잡는 건 삼성에 사실상 불가능한 난제다. 결국, 4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도입의 적합성을 두고 많은 구단이 고민에 빠졌다. 예외 조항 없이 4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하는 건 비현실적이란 지적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A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 도입 자체를 이제 와서 하지 말자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외국인 재계약 대상자가 있을 경우 재계약 연차나 재계약 선수 숫자에 따라 샐러리캡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재계약 외국인 선수가 있을 경우 20만 달러씩 한도가 증액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결국 샐러리캡 예외 조항 도입 추진 분위기 "외국인 선수 시장 변화에 따라가는 제도 필요"

재계약 연차나 선수 숫자에 따라 샐러리캡 한도가 늘어날 경우 구단 장수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 과정이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다. 물론 외국인 선수 관점에서 급작스러운 연봉 상승은 어렵지만, 어느 정도 구단과 선수 사이 타협점을 찾는 방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에서 이적료와 계약금을 제외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순수 연봉과 인센티브만으로 샐러리캡 한도를 지키자는 의미다.
B 구단 관계자는 “신규 외국인 선수 100만 달러 제한을 유지하되 이적료와 계약금 같은 요소가 샐러리캡 한도에서 빠진다면 우려보단 그렇게 샐러리캡 제도가 빡빡하게 적용되진 않을 듯싶다. 이제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도 최근 바뀐 노사 협약으로 연봉을 어느 정도 보전 받는다. 외국인 선수들을 새로 영입하기도 재계약하기도 더 어려워진 환경이다. 예외 조항 없는 샐러리캡 도입은 외국인 선수 투자에 더 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10개 구단뿐만 아니라 KBO도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 도입과 관련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는 만큼 거기에 대응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깊은 논의를 더 이어갈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2023년 폐지가 유력해진 시즌 2연전 일정 이슈와 달리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는 구단들의 의견이 서로 분분한 분위기다. 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육성 외국인 선수 제도도 사실상 도입이 어려워졌다. 향후 실행위원회에서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도입 문제를 놓고 예외 조항 삽입을 포함한 깊은 논의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