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야구단 입대가 유력한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FA 시장 참전이 전망된다(사진=KT)
상무야구단 입대가 유력한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FA 시장 참전이 전망된다(사진=KT)

[스포츠춘추]

‘디펜딩 챔피언’ KT WIZ의 가을은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뼈아픈 끝내기 역전패로 한순간 4위까지 내려앉은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 5차전 승부 끝에 2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우리 팀의 힘은 거기까지였나 보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KT는 2023년 명예회복을 노리기 위한 전력 구상에 돌입한다. 그동안 취약했던 야수 육성을 위해 이미 ‘우승 감독’인 김기태 전 감독을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한 KT는 야수진 뎁스 강화를 위한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다. 

2023시즌 외국인 선수 구상에 대한 큰 윤곽은 어느 정도 그려졌다. 가을야구까지 인상적인 활약상을 남긴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과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는 재계약이 유력한 분위기다. 하지만, 오랜 기간 팀과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는 이별이 확정적이다. 

KT 관계자는 “벤자민과 알포드는 시즌 중간에 KBO리그에 왔음에도 리그 적응을 훌륭하게 해낸 선수들이다. 현장 코칭스태프 쪽에서도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두 선수와는 내년에도 함께할 계획”이라면서 “좋은 인성을 지닌 데스파이네는 정이 많이 들었지만, 예전 기량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라고 밝혔다. 

시즌 내내 야수진 뎁스 강화 소망한 이강철 감독, 올겨울 KT FA 시장 참전 유력해졌다

이강철 감독은 시즌 내내 야수진 뎁스 강화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이강철 감독은 시즌 내내 야수진 뎁스 강화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외국인 선수 구성과 더불어 야수진 뎁스 강화도 올겨울 KT의 중요한 과제다. KT 야수진의 취약점은 키스톤 콤비다. 알포드-배정대-조용호로 이어지는 외야진과 더불어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나눠 맡을 강백호와 박병호, 그리고 붙박이 3루수 황재균과 주전 포수 장성우는 계산이 서는 필수 야수 전력이다.

하지만, 유격수와 2루수엔 여전히 많은 물음표가 붙어 있다. 우선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상무야구단 입대 원서를 내고 체력 테스트까지 소화해 군 복무 기간을 눈앞에 둔 분위기다. 만약 심우준이 빠진다면 유격수 자리에 큰 빈 자리가 생긴다.

게다가 2022시즌 내내 고민이 이어진 2루수 자리도 확실한 주전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타석에서 힘이 부치는 박경수와 수비에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오윤석보다 나은 선택지가 필요할 전망이다. 

그래서 올겨울 KT가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한다는 야구계 전망이 쏟아진다. KT가 관심을 보일만한 준척급 내야 FA 자원들도 있다. 무엇보다 샐러리 캡 제도 시행을 앞둔 가운데 다른 팀들보다 가용 금액에 있어 더 여유가 있는 KT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샐러리 캡 계산을 해보니까 다른 팀들보다 확실히 여유가 있는 편이더라. 우리 팀이 7번째 정도로 보인다. 다가올 FA 시장에 나설 의지는 분명히 있다. FA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지니까 향후 분위기를 계속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진혁? 김상수? 유격수 수비 가능 FA 내야 자원 물망 오른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NC 내야수 노진혁(사진=스포츠춘추 DB)
FA 자격을 취득하는 NC 내야수 노진혁(사진=스포츠춘추 DB)

KT가 관심을 보일만한 내야 FA 자원은 NC 다이노스 내야수 노진혁과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다. 두 선수 모두 심우준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유격수 자원들이다. 노진혁은 장타 생산 능력이 있는 유격수 자원이기에 더 매력적이다. 김상수는 KT 고민거리인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볼 수 있으면서 노진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가격으로 제안을 할 수 있단 점에서 KT의 구미가 당길 수 있다. 

KT는 외부 FA 영입뿐만 아니라 트레이드와 내부 육성으로도 야수진 뎁스 강화에 계속 힘쓸 전망이다. 최근 KT가 비교적 풍족한 마운드 자원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뒤 내야수 영입을 노리고 있단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트레이드로 데려온 내야수 장준원의 회복 추이도 관건이다. 

KT 관계자는 “다각도로 야수 전력 보강 구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오버 페이’까지 할 생각은 아니다. 내년 시즌 뒤 나올 내부 FA 선수들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외부 FA 영입 추진 다음에 트레이드 추진 단계까지 고민하고 있다. 가장 좋은 건 내부 육성이지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건 내년 시즌 야수 전력이 어떤 방향으로든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T는 창단 초기를 제외하곤 최근 몇 년 동안 외부 FA 시장에 보수적인 팀이었다. 큰 자금 동원이 비교적 쉽지 않은 모기업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겨울 KT의 2023년 야수 전력 보강 의지는 확고하다. 오랜만에 지갑을 통 크게 열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KT가 2023시즌 달라진 키스톤 콤비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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