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지현 감독(사진=스포츠춘추 DB)
LG 류지현 감독(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고척]

“꼭 이겨야 한단 선수단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LG 트윈스가 2022년 가을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20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LG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충격적인 플레이오프 탈락을 맛봤다. 정규시즌 구단 최다승 신기록 달성에도 2년 연속 업셋의 희생양이 된 류지현 감독의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LG는 10월 28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대 4로 패했다. 이날 LG는 3일 휴식 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5이닝 2실점 역투에도 팀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LG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내내 2위 팀임에도 끌려가는 흐름을 보여줬다. ‘2선발’ 외국인 투수 애덤 플럿코의 충격적인 부진으로 시작해 벤치의 느슨한 경기 운영과 결정적인 순간 터지지 못한 타선, 그리고 믿었던 필승조의 연쇄 붕괴로 준비한 모든 퍼즐이 어그러진 LG였다. 

특히 류지현 감독은 정규시즌 87승 2무 55패로 구단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했음에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업셋의 희생양이 되는 아픔을 겪었다. 2021년엔 준플레이오프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1승 2패로 탈락한 LG는 2위 자리에서 여유 있게 준비한 플레이오프에서도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 키움에 1승 3패로 무너지는 비극을 맛봤다. 

LG 벤치에서 준비한 전략이 거의 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선 통하지 않았다. 2차전 플럿코를 사실상 방치한 장면부터 LG 벤치의 판단은 대부분 어긋나기 시작했다. 벼랑 끝에 몰린 4차전에서도 기존 좌타자들을 믿은 팀 타선을 구축했지만, 선수들은 벤치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4차전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난 류지현 감독은 “꼭 이겨야 된다는 선수들의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응원해준 LG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잘 치고 싶고 이겨야 한다는 걸 생각하다 보니까 경기에서 실력이 잘 발휘되지 않았다. 특히 3차전에서 올 시즌 가장 잘해줬던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한 게 결정적이었고 오늘 경기까지 영향을 미친 듯싶다. 상위에 있는 팀이 지면 안 된단 부담감이 더 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7회 말 정우영을 곧바로 투입한 배경과 관련해 류 감독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4차전까지 이정후 앞에서 푸이그까지 연결되는 타순에서 조금 힘들게 계속 경기를 했던 느낌이었다. 중심 타순에 우리 팀에서 가장 강한 투수를 먼저 쓰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2022시즌을 돌아본 류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들이 칭찬받을 장면이 많이 나왔다. 시즌 중반까지 좋은 공격력 보여줬고, 시즌 후반에는 또 굉장히 좋은 투수진의 힘을 보면서 굉장히 훌륭한 시즌을 마쳤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이렇게 아쉽게 부분은 감독의 몫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류 감독은 향후 다시 대권 도전에 나서기 위한 희망도 봤다. 류 감독은 “올 시즌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투수진이 많이 어려졌다. 야수진은 30대들이 몰려 있는데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많이 느끼고 배운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팀 내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류 감독은 2021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2년 조건으로 감독 자리에 선임됐다. 2022시즌을 끝으로 기존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정규시즌에선 구단 최다승 신기록 달성으로 큰 성과를 냈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업셋의 희생양이 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2년 연속으로 정규시즌 1위 경쟁과 더불어 가을야구 진출이란 성과가 있기에 류 감독과 재계약을 맺는 선택지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구단과 선수단 내부 평가도 좋았기에 류 감독 체제가 더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비시즌 전력 보강과 더불어 류지현 감독 재계약과 관련한 평가도 LG 구단에 중요한 올겨울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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