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 시설(사진=스포츠춘추 DB)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 시설(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국외 스프링캠프 캠프 판도에 변화의 물결이 찾아왔다. 과거 일본 오키나와 리그라고 불렸던 KBO리그 구단들의 2차 일본 실전 캠프가 부활하는 분위기다.

오키나와 터줏대감 삼성 라이온즈뿐만 아니라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도 2차 캠프로 오키나와를 찾는다. 캠프 실전 경기 계획을 고민 중인 SSG 랜더스도 오키나와 선택지를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 리그 부활한다…복수 구단, 일본 2차 스프링캠프 추진

KIA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오키나와 캠프를 치른다(사진=스포츠춘추 DB)

2023시즌을 대비한 국외 스프링캠프 장소 대세는 미국이다. 미국 애리조나에만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KT WIZ·NC 다이노스·한화·KIA, 미국 플로리다에선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가 캠프를 차린다. 이렇게 무려 7팀이 국외 스프링캠프 장소로 미국을 택한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는 미국령 괌, 두산 베어스는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를 출발한다. 

유일하게 일본을 베이스캠프로 시작하는 구단은 삼성뿐이다. 삼성은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진행하지 못 했다. 2023년 다시 국외 캠프를 추진하면서 남아 있던 오키나와 캠프지(온나손 볼파크) 계약 기간 2년을 자동 연장한 삼성은 11월에도 마무리 캠프를 오키나와에서 진행하면서 일본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2022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삼성만이 유일하게 일본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뿐만 아니라 KIA, 한화, 롯데도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치르는 방향으로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키나와 캠프를 자주 경험했던 KIA와 한화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를 거친 뒤 과거 사용했던 킨 구장과 고친다 구장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괌에서 1차 캠프를 치르는 롯데는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가 사용하는 일본 이시가키섬 2차 캠프를 거쳐 오키나와 3차 캠프로 넘어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갑작스럽게 일본 2차 캠프가 치러지는 이유는 엔저와 실전 경기 타진 때문이다. 최근 고환율에다 미국 현지 물가가 급상승하면서 미국 캠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엔저 현상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캠프를 치를 수 있다는 게 일본 캠프의 장점이다.

2월 말 귀국하는 SSG, 실전 경기 위해 오키나와 캠프 추진 고민 중

SSG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2차 캠프 장소로 일본 오키나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SSG)
SSG가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2차 캠프 장소로 일본 오키나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SSG)

이처럼 삼성뿐만 아니라 KIA, 한화, 롯데가 일본행을 결정하면서 과거 ‘오키나와 리그’로 불렸던 KBO리그 캠프 실전 경기 일정이 오키나와에서 연달아 잡힐 전망이다. 비용 절감과 실전 경기 경험이란 일석이조 효과가 가능하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캠프를 치르는 SSG도 2차 캠프를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걸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SSG는 플로리다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한 뒤 2월 26일 한국 귀국 예정이다. 2차 캠프를 국내 남부 지방에 차려 아마추어 혹은 2군 팀과 실전 경기를 치르는 계획을 고민했던 가운데 다른 구단들과 함께 오키나와 리그 참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SSG 구단이 베이스캠프 구장 없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경기를 원정으로 돌아가면서 치르는 걸 고민 중으로 들었다. 현재 오키나와에서 사용 가능한 캠프 시설과 야구장은 모두 계약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안다. 2월 말부터는 일본프로야구 구단과 연습 경기는 어렵지만, 한국 팀들끼리는 야구장을 돌아다니면서 연습 경기를 치르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3년 이후에도 엔저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본 2차 캠프를 차리는 방향성이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를 해마다 치러왔던 두산은 2023년엔 구춘대회 참가가 어렵고 캠프 구장 선점 문제로 호주에서 캠프 전체 일정을 소화한다. 다만, 두산은 2024년 스프링캠프 때 구춘대회 재참가와 함께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를 다시 차릴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이전 국외 스프링캠프 추세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불규칙해진 오키나와 기후 변화와 더불어 한국 팀들끼리만 붙는 오키나와 리그에 대한 회의론이 있었다. 하지만, 고환율과 미국 현지 물가 상승 그리고 엔저 현상과 미국 캠프지 부족 문제 때문에 다시 일본으로 KBO리그 구단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연 2023년 국외 스프링캠프 지형도 변화가 각 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