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지훈이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사진=스포츠춘추 황서희 기자)
SSG 최지훈이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사진=스포츠춘추 황서희 기자)

[스포츠춘추]

'고졸 미지명' 내야수가 국가대표 외야수로 발탁됐다. 대학야구 시절 포지션 변경이 ‘신의 한 수’였다. 주인공은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이다.

2월 6일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변화가 생겼다. 빅리거 내야수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참가가 소속 구단 반대로 무산된 것. WBC 한국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최지훈을 최지만 대체 선수로 선발했다.

1997년생인 최지훈은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를 통해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광주일고-동국대학교를 거쳐 SK(SSG의 전신)에 입단한 최지훈은 고교야구에선 내야수로 활약했다. 2015년 광주일고 주장 겸 3루수로 활약하며 제4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최지훈의 고교 3년 통산 공식전 기록은 45경기 출전에 타율 0.248, 출루율 0.319, 장타율 0.329이었다.

하지만,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어느 팀도 최지훈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그런 최지훈의 야구인생이 바뀐 건 동국대에 입학하면서다.


내야에서 ‘외야行’ 주저했던 최지훈…훗날 ‘신의 한 수’ 됐다

동국대 야구부 이건열 감독(사진 왼쪽부터)과 최지훈, 최건용 전 코치(사진=스포츠춘추, SSG, NC)
동국대 야구부 이건열 감독(사진 왼쪽부터)과 최지훈, 최건용 전 코치(사진=스포츠춘추, SSG, NC)

2016년 신입생 최지훈에게 외야 포지션 전향을 권한 이가 있다. 동국대학교 이건열 감독이다.

“어깨가 참 좋았다. 또 다리도 빨랐다. 외야에서 그 장점이 빛을 더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감독의 말이다.

물론 처음부터 포지션 변경이 일사천리로 이뤄진 건 아니다. 선수 본인이 내야수를 향한 미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당시만 해도, ‘프로 무대에 가려면 내야수가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동안 내야에서만 뛰었던 선수 입장에선 주저할 만했다”며 “하지만, 내 판단으론 외야수가 더 메리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NC 다이노스 C팀(퓨처스) 최건용 코디네이터는 동국대 코치 시절 누구보다 최지훈을 가까이서 본 이다. 최지훈은 대학야구에서 어떤 선수였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한다. 특히 승부욕이 매우 강했다. 때때로 너무 욕심이 지나치지 않게 조절이 필요할 정도였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욕심이 컸다.” 최 코디네이터의 기억이다.

대학야구에서 외야수로 거듭난 최지훈은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날아다녔다. 대학야구 공식전 통산 9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8, 출루율 0.481, 장타율 0.566을 기록했다. 특히 4학년이던 2019년 23세 이하 대표팀 승선에 성공했다.


‘원조 짐승’이 최지훈에게 남긴 한 마디 “어차피 나라 구할 사람은 정해져 있으니까 대표팀에서 너무 부담 갖지마”

최지훈은 2022시즌 시즌 전 경기를 모두 출전하며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다(사진=SSG)
최지훈은 2022시즌 시즌 전 경기를 모두 출전하며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다(사진=SSG)

“김강민 선배가 장난스럽게 말하더라. ‘넌 대표팀에서 하던 대로 하면 잘할 거’라고.  ‘어차피 나라 구할 사람은 정해져 있으니까 부담 갖지 마라’고(웃음).”

SSG 플로리다 스프링캠프가 열린 베로비치 재키로빈슨 트레이닝콤플렉스에서 만난 최지훈이 웃으며 WBC 얘길 꺼냈다.

최지훈은 ‘짐승’ 김강민의 후계자로 꼽히는 선수다. 2022시즌 맹활약하며 SSG 주전 중견수로 자릴 잡았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173안타, 10홈런, 31도루, 타율 0.304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공·수·주 모든 면이 돋보였던 최지훈은 이번 WBC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대표팀에겐 큰 보탬이다. WBC에선 연장 돌입 시 승부치기에 들어간다. 최지훈의 빠른 발이 필요하다.

“경기 분위기를 바꿀 선수가 되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든 상황을 반전할 플레이를 펼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최지훈의 희망이다.

과연 ‘나라 구할 사람’은 누가 될까. 김강민이 지목한 '구할 사람'의 정체가 최지훈은 아닐까. 최지훈의 글러브, 스파이크 끝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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