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두 차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좌석을 가득 메운 시드니 교민들을 위해 깜짝 사인회로 화답했다.
두산은 2월 18, 19일 이틀 동안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올스타 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22호주달러(약 2만 원) 티켓 가격에도 이틀 경기 모두 1,000석 좌석이 매진됐다.
현지에서도 한국시리즈 6회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을 광고하는 등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였다. 실제로 야구장에 ABL 올스타 팀을 응원하는 호주 팬들보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한국 교민 팬들의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기는 갑작스러운 폭우 탓에 2회 초를 끝으로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이승엽 감독과 김재환, 허경민 등 선수단은 빗속에서도 야구장을 찾아온 팬들의 사진과 사인 요청에 화답했다.
이렇게 빗속에서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두산 선수단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 19일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미니 사인회 개최가 결정됐다. 실제로 19일 경기 뒤 이승엽 감독은 물론 김재환, 허경민 등 베테랑부터 양찬열, 윤준호 등 젊은 피까지 모두가 나서 원래 예상했던 30분을 훌쩍 넘길 때까지 사인회를 이어갔다.
시드니에 거주 중인 두산 팬 김민진 씨는 “이민 3년차인데 한국에서부터 두산 베어스 팬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을 직접 만나지 못해 너무 아쉬웠는데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유니폼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선수들의 사인을 한 번에 받기 힘들지 않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싶다. 다음 주말엔 선수들의 훈련을 응원하기 위해 야구장을 한 번 더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호주 교민들께서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신 덕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호주에선 크리켓이 유명한데 오늘만큼은 야구 열기도 뜨거웠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한 작은 이벤트가 팬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라고 기뻐했다.
주장 허경민도 “호주에서 이렇게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을 거라고는 솔직히 생각도 못했다. 비가 쏟아지던 어제부터 오늘까지 꽉 찬 관중석을 보고 한국에서 야구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그라운드에서 사인해드리고 사진을 찍으며 작게나마 보답됐다면 다행이다. 좋은 기운을 받았다. 그 기운대로 올 시즌 잘할 수 있도록 선수단 모두 최선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