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제주 유나이티드의 2023시즌 전망은 개막까지만 하더라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우려되는 점은 제주 '핵심 선수'들의 이탈이었다.
제주는 주전 스트라이커 주민규가 울산 현대로 떠났다. 주민규는 2021시즌 K리그1 득점왕이다. 2022시즌엔 K리그1 37경기에서 17골(7도움)을 터뜨리며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측면 공격수 제르소도 제주를 떠났다. 제르소는 인천 유나이티드로 향했다. 제르소가 2022시즌 제주에서 받은 연봉은 17억 원. K리그 연봉 1위였다.
기대되는 점도 있었다.
제주는 지난 시즌 합류한 구자철이 K리그1 적응을 마치고 팀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팀 주장을 맡았던 최영준과 중원에서 팀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주장 최영준이 K리그1 1라운드 수원 FC전에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
제주는 최영준의 공백에도 상승세다. 상승세의 비결이 무엇일까. 스포츠춘추가 살펴봤다.
최영준 공백, 어린 선수들이 메꿨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1라운드부터 주장 최영준을 잃었다. 제주는 구자철, 이창민과 함께 강력한 중원을 바탕으로 시즌을 운영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제주 중원에 신예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1999년생 김봉수가 대표적이다. 김봉수는 올 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1,134분을 뛰며 제주의 살림꾼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김봉수는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 역할을 고르게 소화하고 있다. 김봉수는 K리그1에서 2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력에도 기여했다.
2000년 이기혁도 제주 상승세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기혁은 시즌 초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13라운드 수원 FC전에 선발 출전해 제주의 5-0 승리에 기여했다.
이기혁은 1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18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연속으로 선발 출전하며 제주 중원에 큰 힘을 보탰다. 이기혁은 올 시즌 K리그1 5경기에서 265분을 소화 중이다.
2003년생 한종무도 올 시즌 적잖은 기회를 받고 있다. 한종무는 올 시즌 K리그1 7경기에 출전하며 162분을 뛰었다. 한종무는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 중이다.
제주는 주전 미드필더 이창민이 군에 입대하며 또다시 중앙 미드필더에 공백이 생겼다. 리그 후반기에도 이 선수들은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는 중앙 미드필더 뿐만 아닌 다른 포지션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있다.
오른쪽 수비수 김대환은 올 시즌 K리그1 13경기에 출전했다. 김대환은 2004년생으로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조항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18세의 김대환은 올 시즌 177분을 소화했다.
주민규와 제르소의 이탈? 유리와 헤이스, 서진수가 있다

제주 주장 최영준은 시즌 개막 전 인터뷰에서 "2022시즌이 너무나 아쉬웠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최영준은 "K리그1 4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 2점 차(54점)였다. 제주는 승점 52점으로 5위였다. 한 경기의 소중함을 느꼈다. 한 경기만 이겼다면 순위는 뒤집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주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딛고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K리그1 상위권에 올랐다. 제주는 올 시즌 치른 18경기에서 8승 4무 6패 승점 28점으로 K리그1 12개 팀 중 4위에 위치했다.
제주의 올 시즌 상승세 비결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득점력'이다. 제주는 K리그1 최다 득점 순위 4위에 올랐다. 18경기에서 27골을 득점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 2위 주민규가 떠났지만, 제주의 득점력은 끄떡없었다.
주민규의 공백은 새 외국인 공격수가 메웠다. 주인공은 유리 조나탄. 유리는 '탱크'란 별명이 붙었다. 유리는 185cm, 88kg의 체격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와의 볼 다툼에서 이점을 갖는다.
유리는 주민규 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유리는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K리그1 전체 득점 순위 6위, 팀 내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개막 전 만난 제주 관계자는 "유리가 올겨울 연습경기 최다득점자"라며 "8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제주 관계자는 "유리는 활동량이 많지 않다"며 "경기 중엔 잘 안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유리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는 유리뿐만 아니라 다른 공격수들도 활약하고 있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 FC에서 공격수 헤이스를 영입했다. 헤이스는 2021시즌 광주 FC에서 K리그에 데뷔했다. 2022시즌엔 K리그2 39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승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합류한 헤이스는 17경기에 나서 5골을 넣었다. 토종 공격수 서진수도 5골을 기록했다. 세 선수가 16골을 득점하며 제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올 시즌 제주 선수단은 '행복 축구'를 얘기했다. 이어 "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한다. 주장 최영준은 시즌 개막 전 "차기 시즌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제주가 '신구 조화'와 '행복 축구'로 차기 시즌 ACL에 진출할 수 있을까. 제주는 6월 24일 오후 6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1 19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 맞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