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거인 군단이 안치홍 공백 메꾸기에 나섰다. 롯데 자이언츠는 11월 22일 ‘2023 KBO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로만 총 2명을 지명했다. 이날 1라운드를 패스한 롯데는 2라운드 9순위로 한화 이글스 베테랑 오선진을 데려왔고, 3라운드 15순위에서 SSG 랜더스 최항을 선택했다.
당초 ‘내야 보강’을 목표로 이번 2차 드래프트에 임했던 박준혁 단장은 스포츠춘추와의 통화에서 “앞서 우리가 뽑을 수 있는 내야 자원들을 유심히 살펴봤고, 당시 1라운드 상황은 타이밍을 고려해 패스했다. 흐름상 2라운드에서도 지명 기회가 충분히 돌아올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2라운드 선택은 1989년생 우타 내야 유틸리티 오선진이었다. 오선진은 2008년 프로 데뷔 후 통산 14시즌을 뛰며 1,109경기 동안 타율 0.241, 출루율 0.307, 장타율 0.302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오선진의 장점은 수비에서 빛난다. 당장 34세 시즌을 맞이한 올해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한화의 살림꾼을 자처했다. 이에 박 단장은 “오선진은 어느 포지션이든 믿고 맡길 선수”라며 “수비에 대한 안정감을 봤을 때 즉시전력 자원이라고 판단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이어 롯데는 3라운드에서도 내야수 최항을 지명하며 앞서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난 안치홍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최항은 1994년 좌타 자원으로 SSG 간판선수인 최정의 동생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1군에 데뷔해 지난 7시즌간 304경기를 출전해 타율 0.273, 출루율 0.356, 장타율 0.369를 기록했다. 그런 최항을 두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면 장타 툴이 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박 단장은 “팀 뎁스 강화 차원에서 공격에 더 중점을 뒀다. 1, 3루 코너 내야 쪽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선진과 최항은 오는 25일 상동구장에서 예정된 롯데 구단 납회식에 참석해 선수단과 첫인사를 나눈다. 23일 오후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두 선수 모두 새 보금자리에서의 각오를 다졌다.
먼저 오선진은 “처음 지명 소식을 들었을 때는 한화를 떠난다는 생각에 잠시 멍했다. 지난겨울 ‘이곳에서 은퇴하겠구나’ 싶었기에 더 그랬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프로 선수의 숙명”이라며 마음을 다잡은 오선진이었다.
또 오선진은 “아주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사직구장에서 뛰어보고 싶었는데, 그게 정말 현실이 됐다(웃음). 어떤 수비 포지션이든 다 자신 있다.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선진은 “프로 생활을 오래했지만, 롯데 선수들과는 접점이 크게 없었다”며 “그래도 동갑내기 노진혁과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고, 동생인 유강남은 상무에서 내 선임이었다. (정)훈이 형과는 오래전에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같이 뛴 기억이 난다. 잘 적응해 보겠다”고 미소 지었다.
팀 합류를 준비 중인 최항 역시 “그간 정든 팀인 SSG를 떠나게 됐다. 복잡한 마음도 들지만, 프로이기 때문에 잘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최항은 “사직 원정에서는 항상 ‘웅장한’ 분위기에 압도되는 게 있었다. 이제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그곳에서 뛰게 됐는데, 기대가 무척 크다”고 했다.
끝으로 최항은 “내 이름 ‘최항’ 두 글자가 팬들께 늘 기대를 드렸으면 좋겠다. 무언가 ‘해낼 것만 같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잘해야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