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새 일원으로 합류하게 된 포수 박대온(사진=SSG, NC)
SSG 새 일원으로 합류하게 된 포수 박대온(사진=SSG, NC)

[스포츠춘추]

다가오는 2024시즌, SSG 랜더스의 포수진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SSG는 지난 11월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베테랑 이재원과 이별한 바 있다. 또한 남은 스토브리그 과제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주전 포수 김민식의 잔류다.

물론 올겨울 전력이 빠져나가기만 한 건 아니다. SSG는 지난달 22일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포수 2명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 1라운드로 지명한 선수가 바로 박대온이다. 야구팬들은 개명 전 이름인 박광열이 더 친숙할지 모른다.

1995년생 우투·우타 박대온은 2014년 휘문고를 졸업해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25순위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군필이지만 여전히 28세 나이로 1군 통산 출전만 259경기다.

지명 이후 SSG는 박대온을 가리켜 “풍부한 1군 경험을 지닌 포수로 투수 리드 및 볼 배합이 뛰어나고, 준수한 블로킹·2루 송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로 프로 10년차를 맞이한 박대온은 프로 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아직 내지 못한 ‘미완의 대기’이기도 하다.

“더 이상 ‘어려서’ 혹은 ‘더 열심히’라고 말할 나이가 아니다. 이제는 정말 잘하는 걸 보여줘야 할 때다.” 12월 6일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박대온이 들려준 각오다.

다음은 SSG 새 일원이 된 포수 박대온과의 일문일답.


박대온의 미소 “인천 ‘뱃고동’ 소리, 이제는 든든해”

SSG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NC 포수 박대온을 지명했다(사진=NC)
SSG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NC 포수 박대온을 지명했다(사진=NC)

새 만남에 앞서 지난 10년간 함께해 온 NC 구단을 떠나는 게 묘한 기분이 들었을 듯싶다. 구단 유튜브에서 동료들과 작별 인사 당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그 자리에 섰는데, 신인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동료들, 코치님들이 보이면서 감정이 약간 벅차올랐던 것 같다. NC와는 고등학생 졸업 직후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다. 포항(2013, 2014년 2군 구장)부터 시작해 진해, 고양, 마산 그리고 새 야구장인 창원NC파크까지 많은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 뭉클한 감정으로 가득한 순간이었다.

NC에서의 10년, 수많은 동료 가운데 누가 가장 먼저 기억에 남나.

어느 한 명 콕 집어 얘기하기가 어렵다. 참 감사하게도 2차 드래프트 이후에 많은 연락을 받았고, 격려로 힘을 얻었다. 핸드폰이 정말 쉴 새가 없었다. NC에서의 그간 인연들 덕분이다.

NC 팬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따로 있나.

물론이다. 부족한 나를 키워주신 건 팬들이다. 10년간 지켜봐 주시고 또 응원해 주셨다. 때로는 애정 넘치는 잔소리 역시 있었다. 너무 감사했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모습도 크다. 늘 야구장에서 찾아뵙고 인사드릴 수 있도록 더 분발하겠다.

‘새 둥지’인 SSG 얘기다. 바깥에서 본 SSG는 어떤 팀이었나.

무서웠다(웃음). 위력적인 타자들이 많다. 전력분석할 때도 항상 머리 아프게 공부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특히 나는 홈을 지키는 포수 아닌가.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을 때 울리는 ‘뱃고동’ 소리는 말 그대로 공포 그 자체였다.

이제는 그 뱃고동 소리를 더 많이 들어야 한다.

맞다. SSG 팬분들의 응원은 항상 웅장했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다. 뱃고동 소리와 함께 그 응원이 이제 내게 든든해질 거란 사실이 멋있고 뿌듯하다. SSG 팬분들이 아직 나를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가 우리 팀에 왔구나’라고 자부심 가지실 수 있도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


박대온의 각오 “이제는 ‘열심히’ 아니라 ‘잘’ 해야 할 때”

포수 박대온(사진=NC)
포수 박대온(사진=NC)

인천으로 올라왔다. 팀 적응을 따로 도와주고 있는 SSG 동료가 있나.

인연이 있는 동료는 두 명이다. N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찬형, (강)진성이 형 둘인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팀에 계신 선배들도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포수로 KBO리그 ‘전설’ 김광현, 세이브왕 서진용 등 향후 배터리 호흡 기대도 클 듯싶은데.

맞다. 벌써부터 공을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이적생인 만큼 동료 투수들의 성향, 구종 등을 하루빨리 체크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먼저 다가가서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서 이숭용 SSG 신임 감독은 향후 포수진을 두고 ‘제로베이스 경쟁’이란 말을 꺼낸 바 있다.

신인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 같다. SSG 포수진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동료 포수, 또 형들이랑 경쟁하면서 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팀에서 귀중한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한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

올해 1군(25경기)보다 2군(41경기)에서의 시간이 더 길었다. 다만 그 누구보다 피치클락과 ABS(로봇심판)에 대한 경험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변화 모두 포수 입장에서 보면 의미가 꽤 남달랐다. 확실히 프레이밍에 대한 강박이나 집착은 필요가 없어진 게 맞다. 포수는 경기 흐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포수가 할 일이 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가.

마운드 위 투수들과의 소통이 많이 중요해졌다. 신인, 베테랑 할 것 없이 피치클락과 로봇심판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생각보다 잦을 것 같더라. 포수가 신경 쓸 게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듯싶다.

어느덧 프로 10년차다. 그동안을 되돌아보면 어땠나.

아쉬움이 분명히 있긴 했다. 이제는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지났다.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다. 잘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물론 팀이 먼저지만 개인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SSG에서 ‘이기는 포수’로 거듭나고 싶다. 야구장에서 그런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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