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삼성 라이온즈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선택을 기다린다. 앞서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논, 우완 코너 시볼드 등 신규 영입으로만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데려온 삼성이다. 남은 한 자리는 지난 2020년부터 사자군단 마운드를 책임진 뷰캐넌의 잔류를 통해 채우고자 한다.
1선발 기량에 더해 성실함 및 뛰어난 팬 서비스까지 갖춘 뷰캐넌이 삼성에서 활약한 지 어느덧 4년째다. 다가오는 2024시즌, 대구 라이온즈파크의 5년차 장수 외국인 선수가 탄생할 수 있을까.
그 결정은 이제 선수 측에 달렸다. 취재 결과, 삼성은 뷰캐넌에게 최종 제시안을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 투수 WAR 1위…‘5년차 삼성맨’ 기로에 선 뷰캐넌

1989년생 우완 뷰캐넌은 2010년 메이저리그(MLB) 드래프트 7라운드 231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합류했다. 마이너리그 담금질을 통해 2014, 2015년 빅리그 무대에 올라섰고, 해당 두 시즌 기록은 35경기 192.1이닝을 던져 8승 17패 평균자책 5.01이다.
뷰캐넌의 시선이 아시아로 향한 건 2017년부터다. 그해 일본프로야구(NPB)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유니폼을 입은 뷰캐넌은 3년간 71경기에 등판해 433.2이닝을 던져 20승 30패 142볼넷 265탈삼진 평균자책 4.07을 기록했다. 특히 NPB 2년차였던 2018년은 야쿠르트의 개막전 선발 투수에 한 시즌 10승까지 거두는 등 큰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다만 이듬해 부진에 빠지면서 팀 전력 구상에서 제외된 뷰캐넌은 2020년 KBO리그와 새 인연을 맺게 됐다.
그 뒤 뷰캐넌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4년 연속 10승·150이닝·100탈삼진·평균자책 3.50 이하 등 맹활약을 펼치며 사자군단 에이스로 거듭났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0~2023년 4시즌 동안 뷰캐넌의 누적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18.14로 투수 1위에 해당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닝(699.2) 역시 으뜸이고, 다승(54)도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올해 34세를 맞이했지만, 나이는 잠시 잊어버린 듯했다.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88.1이닝을 던져 12승 8패 139탈삼진 평균자책 2.54를 기록하면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게 그 방증이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다년계약도 반영했고, 금액도 최고 대우다.”
12월 25일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이종열 삼성 단장이 밝힌 협상 진행 상황이다.
“할 수 있는 최선” 최종 오퍼 건넨 삼성, 뷰캐넌의 결정 기다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입단 2년차 이상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올해로 KBO리그 4년차를 맞은 뷰캐넌은 과거 2022시즌 도중 다년계약을 향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에 올겨울 삼성과의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서도 다년계약 관련 논의가 꾸준히 진행됐다. 다만 시즌 종료 후 줄곧 이어진 협상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선수가 원하는 조건이 구단의 제시안보다 높았기 때문. 또한 야구계 관계자들이 파악하기로는 뷰캐넌을 향한 MLB의 관심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 측과 소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지만, 선수와 의견 차이가 그간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이종열 단장은 “뷰캐넌의 생각을 존중한다. 하지만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존재한다. 그에 맞춰 최종 제시안을 전했고, 이제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단장은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길게는 못 기다릴 것 같다. 내년 시즌 준비를 생각하면 선수만 계속 쳐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4시즌 새 판 짜기에 나선 삼성은 맥키논, 시볼드 등 새 외인 계약으로 두 자릴 채웠다. 그렇기에 상수보다는 변수가 더 많다.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위해서는 믿을 만한 선수가 더 필요하다. 이 경우, 앞 4년 동안 마운드를 지켜온 뷰캐넌과의 재계약만큼 들어맞는 카드가 없다. 무엇보다, 뷰캐넌의 훌륭한 워크에식은 동료 외인들을 넘어 삼성 내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뷰캐넌은 올 시즌에 앞서 구단 사상 최장수 외국인 선수(4년차)에 등극했다. ‘5년차 삼성맨’ 탄생을 두고 많은 이의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선수의 선택만이 남았다. 뷰캐넌의 짜릿한 포효가 2024년 라팍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