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막전에 앞서 선수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숭용 SSG 감독(사진=SSG)
23일 개막전에 앞서 선수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는 이숭용 SSG 감독(사진=SSG)

[스포츠춘추=인천]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에서 진땀 승부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팀 핵심타자 최정, 한유섬은 경기 초부터 축포를 때려내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SSG는 3월 23일 홈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5대 3으로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최지훈(중)-추신수(우)-최정(3)-한유섬(지)-기예르모 에레디아(좌)-박성한(유)-전의산(1)-이지영(포)-김성현(2)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꾸린 SSG는 1회 말부터 선취 득점에 성공하면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괴롭혔다.

선두타자 최지훈이 안타 출루한 뒤 추신수-최정을 연거푸 삼진 처리한 윌커슨은 위기를 그렇게 모면하는 듯했다. 하지만 SSG의 4번 타자 한유섬은 2사 2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구 승부 끝에 윌커슨이 던진 122km/h 커브를 걷어 올려 2점을 앞서가는 우월 홈런을 때린 것. 이로써, 한유섬은 개인 역대 두 번째 개막전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19년 3월 23일 인천 KT전 투런포 이후 5년 만에 나왔다.

2점 차 열세에 놓인 롯데는 3회 초 김민성의 솔로포,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SSG 타선은 곧바로 장타로 응수하며 다시 2점 차로 달아났다. 이번엔 3번 타자 최정이 ‘큰 거 한 방’을 쳤다. 최정은 3회 말 2사 2루 윌커슨의 초구 132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2005년 입단 후 프로 20년 차 ‘원클럽맨’인 최정의 개막전 홈런은 이날이 처음이다.

SSG 클린업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한유섬(사진 왼쪽부터), 최정(사진=SSG)
SSG 클린업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한유섬(사진 왼쪽부터), 최정(사진=SSG)

마운드에선 이날 SSG 선발로 등판한 ‘에이스’ 김광현이 5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5회 초 2사 1, 3루 위기에서 노진혁 상대로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내주기도 했지만, 끝내 동점은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한 게 돋보였다. 김광현은 롯데 타자들 상대로 속구(40구), 슬라이더(34구), 체인지업(18구), 커브(4구) 등을 던진 가운데 속구의 경우 최고 149km/h까지 나왔다.

SSG는 경기 전 예고했던 것처럼 선발 김광현이 내려간 후 왼손 선발 오원석이 구원 등판해 승기를 굳히는 역할을 했다. 6회 초 첫 타자 나승엽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불안한 시작을 보인 오원석은 이내 2사 만루 위기까지 잘 극복해 내면서 승부의 흐름을 내어주지 않았다. 결국 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주어진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한 오원석이다. 당초 투구 수 부족으로 불펜 피칭을 겸해 이날 마운드에 오른 오원석은 다음 등판 때부터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SSG는 7회 말에도 롯데 불펜 상대로 1점을 더 추가하는 등 짜임새 있는 야구를 선보였다. 이때도 적시타는 최정의 몫이었다. 최정은 2사 2루에서 김상수의 속구를 쳐 2루수 왼쪽 1루타로 연결해 1타점을 더했다.

내야수 최정은 개막 첫날부터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활약을 펼쳐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한 7회 말 볼넷 출루로 팀 5번째 득점 기회를 만든 외야수 최지훈은 베이스에서의 움직임을 토대로 승리에 기여한 바 있다.

SSG 왼손 에이스 김광현(사진=SSG)
SSG 왼손 에이스 김광현(사진=SSG)

오원석의 후속으로 고효준(0.2이닝)-노경은(1.1이닝)-문승원(1이닝)을 투입한 SSG는 7~9회 내내 거듭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필승조 셋은 힘을 합쳐 릴레이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남다른 저력을 발휘했고, 덕분에 SSG는 2점 차 리드를 유지한 채로 경기를 매조지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이숭용 감독은 “경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는데, 선수들이 ‘원 팀’으로 끝까지 집중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이 감독은 “중심타선인 (한)유섬이, (최)정이의 홈런으로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면서 “또 (김)광현이가 선발투수로 호투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특히 7회 말 (최)지훈이의 공격적인 주루가 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이게 캠프에서부터 준비했던 우리의 방향성입니다.” 이 감독이 강조한 대목이다.

이 감독은 끝으로 “첫 승을 빨리 만들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개막전을 만원관중으로 화답해 주신 팬분들께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개막전에 승리한 SSG는 오는 24일 홈 2차전에서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앞세워 2연승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롯데는 우완 박세웅을 2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한편 5회 말 2루 견제 상황에서 우측 중지 손가락을 공에 맞은 외야수 추신수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된 바 있다. 이에 SSG 구단은 “아직 붓기가 있다. 병원 검진 여부는 붓기가 가라앉은 후 상태를 다시 확인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숭용 SSG 감독의 첫 승리 기념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팀 주장 추신수(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의 첫 승리 기념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팀 주장 추신수(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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