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바일스의 화려한 업적(사진=Team USA SNS)
시몬 바일스의 화려한 업적(사진=Team USA SNS)

 

[스포츠춘추]

“해냈다!”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의 '살아있는 전설' 시몬 바일스(27)가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였다.

바일스는 이날 경기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미국은 총점 171.296점으로 2위 이탈리아(165.494점)를 5.802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3위는 브라질(164.497점)이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바일스는 개인 통산 8번째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미국 체조 역사상 최다 메달 기록이다. 하지만 이번 금메달의 의미는 단순한 기록 경신 그 이상이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의 악몽을 떨쳐낸 것이다. 당시 바일스는 정신적 문제로 인해 대회 도중 기권을 선언했다. '트위스티(twisties)'라 불리는 공중 감각 상실 증세로 인해 더 이상 안전하게 연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체조 선수가 정신 건강 문제로 대회를 포기한다는 소식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일부에서는 바일스를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바일스는 3년간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벌였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내며 화려하게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올림픽이었다. 바일스는 이번 파리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경기 시작 전, 바일스는 매주 해오던 대로 심리 상담사와의 면담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차분하고 준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모습은 3년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첫 번째 종목인 도마에서 바일스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비록 난도를 낮췄지만, 완벽한 착지로 14.900점을 받았다. 착지 후 그의 얼굴에 번진 환한 미소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도마를 끝내고 나서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바일스의 말이다.

이후 미국 팀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바일스를 비롯해 수니사 리, 조던 차일스, 제이드 캐리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났다. 평균대에서 몇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미국의 우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바일스의 활약상은 눈부셨다. 그는 도마와 마루운동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그의 가장 낮은 점수인 평균대 14.366점도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였다.

경기가 끝난 후 바일스와 동료들은 환희에 찬 모습으로 서로를 껴안았다. 성조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시상대에 오를 때는 손을 맞잡고 올라가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이번 우리 팀은 정말 특별하다.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고 즐겼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수니사 리의 말이다.

이번 우승으로 미국은 2011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통틀어 단 한 번(2021 도쿄올림픽)을 제외하고 모든 단체전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바일스는 이번 대회의 진정한 승자로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27세라는 체조 선수로서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내 경력에서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우리가 해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바일스의 소감이다.

바일스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주말에는 개인전이 기다리고 있다. 바일스는 통산 10개 이상의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일스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금메달만큼이나 눈부신 바일스의 재기.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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