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시티가 미국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맨시티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포트나이트, 심지어 팝스타 리한나까지 동원해 미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샘 리 기자는 맨시티의 미국 진출 시도를 장문의 기사를 통해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AC 밀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7-8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제는 경기장에 오면 파란 셔츠를 입은 팬들이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전 뉴욕 거리에는 '홀란드 9번' 유니폼을 입은 시티 팬들이 넘쳐났다고 한다.
스포츠 분석 기업 닐슨에 따르면 맨시티는 현재 미국에서 3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미국 내 실시간 경기 시청자 수는 10% 증가했고, 공식 서포터스 클럽 회원 수는 27% 늘었다. 2021-22 시즌 이후 공식 클럽 회원 수는 무려 303%나 증가했다.
맨시티는 미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WWE와 파트너십을 맺고 선수들의 유니폼 뒷면 글자체에 WWE 로고를 넣었다. WWE 스타 존 시나가 홀란드 팬이라는 점을 활용해 금발 가발을 쓰고 홀란드와 통화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잭 그릴리시는 채플힐에서 맨시티를 테마로 한 새로운 포트나이트 맵 출시를 기념해 현지 게이머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다. 그릴리시는 또 뉴욕에서 열린 AC 밀란전 후 팝스타 리한나를 만나기도 했다.
맨시티는 이번 미국 투어에서 뉴욕, 채플힐, 올랜도, 콜럼버스 등 4개 도시를 방문했다. 각 도시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현지 팬들과 소통했다. 뉴욕에서는 록펠러 센터 인근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에데르송과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팬 미팅을 진행했고, 과르디올라와 홀란드, 그릴리시는 푸마 매장에서 '블록 파티'에 참석했다.
맨시티는 훈련 세션 티켓도 판매했다. 채플힐, 올랜도, 콜럼버스에서 약 1만5천 장의 티켓이 팔렸고, 뉴욕에서는 초대 형식으로 훈련을 공개했다. 이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바르셀로나조차 하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맨시티의 미국 진출은 프리미어리그 전체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이번 여름 미국 투어에서 각종 기록을 경신했다. 내년 여름에는 32개 팀이 참가하는 클럽월드컵이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시티를 비롯한 유럽 강호들의 미국 행이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샘 리 기자는 "3-4주간 미국 여러 도시를 돌며 유럽 최강팀들과 경쟁적인 경기를 치르는 것은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에겐 꿈같은 일"이라면서도 "선수들의 휴식 시간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일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다른 대륙 사람들이 우리 선수들을 볼 수 있게 하려면 이런 여행이 필요하다"면서도 "사람들이 가서 경기하라고 하면 웃으면서 훈련하고, 부상 없이 돌아오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상업적인 투어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래도 과르디올라에게 미국, 특히 뉴욕은 특별한 곳이다. 2012년 바르셀로나를 떠난 후 안식년을 보낸 도시이기 때문이다. 측근들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뉴욕에 오면 눈에 띄게 밝아진다고 한다.
갈수록 축구 인기가 높아지는 미국 시장에서 맨시티의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닐슨 통계에 따르면 미국 팬 3명 중 1명은 아직 응원할 팀을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맨시티는 경기장 안팎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