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의 전설 시몬 바일스(사진=시몬 바일스 SNS)
체조의 전설 시몬 바일스(사진=시몬 바일스 SNS)

 

[스포츠춘추]

미국의 체조 영웅 시몬 바일스(27)가 2024 파리올림픽 마지막 날 은메달을 추가하며 4개의 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바일스는 8월 5일(현지시간)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체조 마루운동 결승에서 14.133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은 14.166점을 받은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데에게 돌아갔다. 바일스의 오랜 친구이자 팀 동료인 조던 차일스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ESPN에 따르면, 이번 은메달로 바일스는 파리올림픽에서 총 4개의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1개)을 획득했다. 또한 올림픽 통산 메달 수는 11개(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늘어났다. 이는 체코슬로바키아의 베라 카슬라브스카와 함께 여자 체조 선수 중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올림픽 메달 기록이다.

바일스는 마루운동 결승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지만, 평소의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녀는 두 번이나 경계선을 벗어나는 실수를 범했고, 이로 인해 0.6점의 감점을 받았다. 이는 안드라데에게 금메달의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바일스는 자신의 성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녀는 "내가 해낸 것이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며 "27살의 나이로 이번 올림픽에서 4개의 메달을 더해 내 컬렉션에 추가했다. (은메달이) 전혀 화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일스는 마루운동에 앞서 열린 평균대 결승에서도 실수를 범했다. 바일스는 평균대에서 균형을 잃고 떨어지는 실수로 13.100점을 받으며 5위에 그쳤다. 이 종목에서 금메달은 이탈리아의 앨리스 다마토(14.366점)가 차지했다.

ESPN에 따르면, 바일스는 이번 올림픽 내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녀의 코치인 로랑 랜디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문제였다"고 농담을 섞어 설명했다. 바일스는 올림픽 기간 약물, 치료, 얼음찜질, 일반적인 치료법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랜디 코치는 "물론 (부상이) 그녀를 괴롭혔지만,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의 다나 오닐은 바일스의 마지막 날 경기가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오닐은 "바일스는 피곤했다. 그녀는 여기서 5일 중 4일 동안 경쟁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었다"고 분석했다.

바일스의 이번 올림픽 출전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신 건강 문제로 대부분의 종목을 기권한 후 이뤄낸 극적인 복귀였다. 그녀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체조를 그만두고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수년간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체조에 대한 사랑을 되찾았고,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코치 로랑 랜디는 "바일스가 개인적 노력을 통해 다시 경기를 하게 된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이는 정신 건강 문제가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제대로 치유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의를 표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바일스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그녀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해 "절대 안 한다고 말할 순 없다"고 여지를 두면서도 "나도 늙어가는 것 같다"고 농담 섞인 말을 했다.

한편으로 바일스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약간의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여러분은 정말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난 후 다음이 뭐냐고 물어보는 걸 그만둬야 해요"라며 "우리가 평생 동안 노력해 온 순간을 만끽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다나 오닐은 바일스의 성과를 넘어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리더십에 주목했다. 오닐은 "바일스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그녀는 체조의 탁월함, 더 중요하게는 매트 밖에서의 리더십과 용기라는 유산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바일스는 자신의 성공을 메달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 정의했다. 그녀는 매트에서 성과도 자랑스럽지만, 자신에게 생긴 변화와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바일스는 "정신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스포츠를 하든 안 하든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장수하는 길"이라며 "특히 스포츠에서의 장수는 더 나은, 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바일스의 올림픽 커리어가 마무리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체조계와 스포츠계 전반에 미친 영향은 메달의 색깔과 숫자를 이미 넘어섰다. 27세의 나이에 11개의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며 역사를 새로 쓴 시몬 바일스, 그녀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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